"해상 운임 오름세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입은 손실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옵니다. 운임 부담을 나눠야 하는 미주·유럽의 수입업체 입장에서도 거리가 먼 국내업체는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경북 경산의 섬유업체 A사는 최근 수출 경쟁력 하락에 대한 걱정에 시름하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인해 제품단가에서 운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년 10% 미만 수준에서 최근엔 40~60%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매출의 70% 정도를 수출에 의존하는 대구의 식품업체 B사 역시 장기간 이어지는 물류난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B사 대표는 "국가 차원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일인데 중소기업이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면서 "채산성이 극도로 낮아졌지만, 향후를 생각하면 수출을 줄일 수도 없다. 최소 3년은 버틸 각오를 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1년 사이 해상 운임이 최대 3.6배가량 오르며 지역 수출 기업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에다 컨테이너 운임까지 크게 오른 탓이다.
관세청이 15일 발표한 '2월 수출입 컨테이너 운임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출발해 유럽연합(EU)으로 가는 수출 컨테이너의 2TEU(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당 평균 신고운임은 1천401만7천원으로 1년 전보다 261.5% 상승했다.
한국에서 미국 서부로 가는 2월 해상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2TEU당 1천557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188.1% 인상됐고, 미국 동부는 238.9% 상승한 1천454만3천원에 달했다.
근거리 노선으로는 베트남이 73.5% 인상된 244만6천원, 중국은 97.7% 상승한 164만원, 일본도 23.9% 인상된 121만4천원을 각각 기록했다.
관세청은 이날 우리나라 수입업체가 지급한 해상운임 통계도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수출 컨테이너 통계를 공표하는 데 이어 수입 운임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흐름 속 글로벌 물동량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운송 지연까지 발생해 사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역‧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선박이 항구에서 통관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용 선박과 컨테이너가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김인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팀장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해운사들이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해상운임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선복(컨테이너를 실을 선박 내 공간)을 확보해 수출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수출입물류 종합대응센터 등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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