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악기 연주,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예술표현 활동이 창의성을 촉진한다는 주장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또한, 몸을 직접 움직이는 신체 활동이 우리의 두뇌를 활성화한다는 것에도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왜 그럴까요? 이러한 주장엔 어떤 이유와 근거가 있을까요? 신체 감각과 두뇌의 관계를 다룬 두 권의 책을 살펴보며 해답에 한 발짝 다가가 보겠습니다.

◆ 그림을 오른쪽 두뇌로 그린다?
'오른쪽 두뇌로 그림 그리기'(저자 베티 에드워즈)는 제목부터 색다릅니다. 그림을 어떻게 오른쪽 두뇌로 그린다는 건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저자는 미술 교사로 그림 그리기를 지도하며 많은 학생들이 그리는 활동을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양한 교수법을 시도하던 중에 대가의 그림을 거꾸로 놓고 모사하게 하자 그림의 완성도가 무척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 후 우뇌와 좌뇌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그림 그리기와 연결합니다.
이것은 대상을 언어적, 분석적, 개념적으로 지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부분과 부분들의 관계로 공간적으로 지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오른쪽 두뇌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며 누구나 연습하면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3차원의 대상을 2차원 평면 종이에 그려내는 방법의 비밀인 것입니다.
저자는 많은 화가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연스레 습득한 감각을 뇌과학에 근거해 설득력 있게 설명합니다. 이 감각은 자전거 타기처럼 한 번 제대로 익히고 나면 몸에 새겨져 잊히지 않는 묘책입니다. 분명, 이 책은 미술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과 취미로 그림 그리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의 교육 현실이 언어적, 분석적, 개념적인 좌뇌 활동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대상을 닮게 그리는 것에 매우 힘들어한다는 것을 유추하게 됩니다.
저자도 후기에 말하고 있듯이 균형 잡힌 두뇌 발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새가 한쪽 날개로만 잘 날 수 없듯이 우리의 두뇌도 고르게 사용해야 바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창의성의 원동력임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뇌의 균형 있는 활동 속에서 창조적인 상상력도 제대로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 뇌의 능력을 최적화 시키는 운동의 비밀
'운동화 신은 뇌'(저자 존 레이티)는 우리의 뇌가 딱딱한 도자기라기보다 찰흙놀이용 점토에 가깝다고 강조합니다. 지속적인 운동으로 몸의 근육이 형성되고 모습도 달라지듯이 두뇌도 정보의 자극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신체 기관임을 상기시킵니다.
하버드대학교 임상정신과 교수인 저자는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운동과 뇌의 관계를 설명하고 적절한 운동 요법을 제시합니다. 0교시 체육수업의 효과와 운동이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자는 운동을 통해 혈액이 뇌에 공급돼 뇌가 최적의 상태가 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 우리의 삶과 운동의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뇌를 부식시키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적당한 운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의학적 분석하고 우울증, 주의력 산만, 각종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운동 방법과 효과를 구체적으로 서술합니다.
저자는 운동의 진정한 목적이 뇌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실제로 뇌가 오그라든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이쯤 되면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몸을 부단히 움직이는 것이 곧 생존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다양한 신체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우리에게 인터넷을 통한 가상세계를 시각과 청각에 더 많이 의존해서 감각하기를 강요합니다. 몸을 직접 움직여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고, 운동하며 미세한 감각을 느낄 여유를 앗아갑니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우울감이 몰려옵니다. 사람은 물리적 생명체입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움직이면서 살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생물학적 명령을 차단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봅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우리는 몸을 움직이는 감각 교육과 활동의 필요성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것이 삶의 균형잡기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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