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갑 교수 "하루 500명씩 죽어도 지나갈 거라 보는 정부…거리두기 포기한 듯"

지난 15일 오후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전 대구 북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16일 오전 대구 북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현 정부의 방역정책과 관련해 "거리두기는 이미 포기한 걸로 본다"며 "충분히 걸릴 만큼 걸려서 이번 유행을 마지막 유행으로 만들고 끝내겠다고 생각을 하는 게 아니면 절대로 이런 방향으로 끌어갈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1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의료체계가 붕괴되니 거리두기 강화하라면 현 정권은 (임기가) 끝날 거니까 안 할 거고, 새로운 정권은 욕을 먹어가면서 거리두기 강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유행 규모가 커지고 문제가 된다는 걸 질병관리청이 모르겠느냐"며 "그런데 아무리 얘기를 해도 계속 (완화 방향으로) 밀고 가는데, 대통령부터 총리까지 다 똑같은 얘기를 하고 심지어는 보건복지부에 아침마다 브리핑하는 반장까지도 일관되게 이런 식으로 (완화)사인을 내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독감 치명률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독감 치명률에 육박한 건 확진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서 도달한 거지, 실제 죽는 고위험군에서나 미접종자의 사망률은 독감보다 5~7배 죽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하루에 500명씩 죽어도 몇 주 지나면 지나갈 거니까 (정부에서) 그렇게 보는 것"이라며 "거리두기 조이는 건 얘기도 하고 싶지 않고, 현 체제만 유지만 해 주든지 불확실성을 키우지 말고, 지금이 위기 상황이라고 메시지라도 정확하게 전달하라"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상황이 안 좋으니까 정부가 국민들에게 메시지라도 조심하자고 얘기하면 좋은데 어제만 하더라도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독감 수준 됐다고 하고, 총리는 1급 감염병을 적어도 2급이나 4급으로 낮출 수 있다(고 하더라)"며 "정점이 끝나지 않고 팬데믹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굳이 먼저 꺼낼 필요가 없는 얘기들을 계속 한다"며 재차 정부가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 그렇게 심하게 안 앓지만 그 사람들 때문에 유행이 커진 상황에서 아이들하고 어른(노인)들한테 옮으면 그들에겐 심각한 상황이 된다"며 "가족 중에 한 분이라도 코로나 때문에 죽은 분이 있으면 그런(완화) 얘기 못 하실 거다. 매일 코로나에 걸려서 죽는 분들을 대면하고 있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거의 줄초상"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 의료체계에 대해서도 "정말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고 눈에 안 보이는 사건사고가 엄청나게 터지고 있다"며 "분만을 해야 되는 확진자들이 어디서 분만할지 고민하며 울고, 투석해야 되는 분이 확진돼서 투석 한두 번 거르는 게 다반사다. 수술이나 시술을 받아야 되는 분들이 급한 데도 확진 때문에 미루는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차기 정부를 향해 "인수위는 현재의 팬데믹 상황은 현 정부에 맡기시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셔야 한다)"며 "아까 말한 (감염병 등급을) 2급이나 4급으로 바꿀 건지 아니면 우리가 가진 의료체계가 앞으로 이런 새로운 펜데믹이 오더라도 유연하게 버틸 수 있을 만한 구조를 만들 건지, 로드맵을 짜서 예산 배정하는 등 제대로 계획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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