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뇨, 그 약은 없어요. 다른 약국에도 없을 거예요."
18일 오전 10시쯤 대구 한 약국에 해열제와 감기약을 찾는 환자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하지만 약사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약국 입구 한편에는 '현재 감기약 등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미리 준비하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며 약국에선 감기약, 해열제 등 호흡기 관련 약품의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일반 병·의원에서도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게 된 이후 환자들은 약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약국들이 몰려 있는 도시철도 1·2호선 반월당역 지하상가 메트로센터에도 최근 들어 감기약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방문객 10명 중 6, 7명은 기침, 가래, 목 통증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감기약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콜대원, 테라플루, 스트랩실, 타이레놀과 같은 인기 품목들은 모두 품절이다. 지하상가의 한 약국 관계자는 "제약회사도 약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4월 초는 돼야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약사들은 정부가 오미크론 재택치료를 선언한 지난달부터 감기약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약사는 "인기 있는 감기약들은 이달 초부터 품절이었다. 상비약이 아닌 전문의약품도 현재 수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최근에는 어린이용 약품 소비가 많이 늘었다. 특히 인후통에 특화된 약들은 공급이 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동네 약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병원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면서 감기약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같은 효과의 다른 브랜드의 해열제나 감기약이 있지만 환자들이 광고 등에 많이 노출된 특정 브랜드의 약을 구입하기를 원하는 점도 사재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수성구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영업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특정 약을 찾는 전화가 3통, 방문객이 5명 정도 왔다"며 "환자분들도 아파서 처방받고 약국에 왔는데 약이 없으면 화를 내시곤 한다. 동일 성분의 다른 약을 추천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정말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