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여성풍류의 백미’...“화전(花煎)놀이와 화전가 낭송 즐겨요”

한국인성예절교육원, 27일 달성 가창 한천서원서 ‘제4회 화전대회와 상춘놀이’ 개최

27일 대구 달성군 한천서원에서 열린
27일 대구 달성군 한천서원에서 열린 '제4회 화전대회와 상춘놀이' 에 참가한 복수초 등 봄꽃으로 이름 지은 팀이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치고, 차와 함께 어울리는 상차림을 차린 뒤 화전가 낭송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인성예절교육원 제공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원장 임귀희)은 새봄을 맞아 27일 대구 달성군 한천서원에서 '제4회 화전대회와 상춘놀이' 행사를 개최했다.

'화전(花煎)놀이'는 예로부터 삼월삼짇날(음력 3월 3일), 들에 나가 진달래꽃으로 전을 부치고 떡을 만들어 먹는 봄맞이 풍속에서 유래됐다.

전통적으로 규방 여인들은 새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1년에 단 하루 짧지만 멋진 소풍을 감행했는데 바로 화전놀이였다. 화전놀이의 기쁨과 광경을 4.4조 운율의 한글 내방가사로 지어 읽고, 즐기며 1년 중에 단 하루를 여성들이 허가받은 외출을 함으로써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달래고, 여성들의 음식 솜씨와 글재주를 겨루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글을 중시했던 영남지역 화전놀이는 '화전'을 부쳐 먹고 즐기는 것과 함께 '화전가' 낭송이 행사의 중심이었다고 한국인성예절교육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27일 대구 달성군 한천서원에서 열린
27일 대구 달성군 한천서원에서 열린 '제4회 화전대회와 상춘놀이' 에 참가한 백목련 등 봄꽃으로 이름 지은 팀이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치고, 차와 함께 어울리는 상차림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인성예절교육원 제공

이날 대회는 설중매·산수유·개나리·수선화·백목련·민들레·복수초 등 봄꽃으로 이름 지은 7개 팀이 참가했다. 이들은 진달래꽃을 뜯어다 쌀가루에 반죽하고 기름을 발라 화전을 부쳤다. 이어 차와 함께 어울리는 상차림을 차린 뒤 백미인 화전가 낭송으로 마무리했다. 팀당 인원은 5~10명으로 정했다.

참가자들은 한복으로 한껏 맵시를 자랑하며 화전가·시 낭송·대금·하모니카 공연 등 전통 문화행사로 흥을 돋우었다. 김동기(90) 씨의 '도산별곡', 김화자(81) 씨의 '사위 사랑가' 낭송도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엄마와 할머니를 따라온 어린이들은 진달래 꽃심(암술)으로 꽃싸움을 하는 등 옛날 아이들이 즐겼던 꽃놀이를 하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영예의 금상은 민들레 팀이 차지했다.

한국인성예절교육원은 27일 대구 달성군 한천서원에서 설중매·산수유·백목련 등 봄꽃으로 이름 지은 7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인성예절교육원은 27일 대구 달성군 한천서원에서 설중매·산수유·백목련 등 봄꽃으로 이름 지은 7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제4회 화전대회와 상춘놀이' 행사를 가졌다. 한국인성예절교육원 제공

임귀희 한국인성예절교육원장은 "대구경북 지역 여성들은 화전놀이를 소재로 한 규방가사인 '화전가'를 짓고 낭송하는 문학적 향유를 즐겼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한글로 쓴 여성 집단 치유 문학인 '화전가'의 가치를 문학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아쉬움은 크지만, 과거를 재현하고 현재와 미래를 창조적으로 잇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진달래 등 봄꽃으로 지지는 화전은 눈이 즐겁고 약이 되는 음식이다. 한국인성예절교육원 제공
진달래 등 봄꽃으로 지지는 화전은 눈이 즐겁고 약이 되는 음식이다. 한국인성예절교육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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