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시민 사이에서는 기대감과 회의감이 공존한다. 수많은 선거를 거치면서 정치인과 시장 후보들이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큰소리쳤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와 권영진 대구시장 3선 불출마 선언으로 '이번엔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도 있다.
대구의 경제지표는 제자리걸음이다. 2020년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천300만 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였다. 1993년 최하위를 기록한 이후 28년째 뒤에서 1등이다. 부끄럽고 충격적이다. 많은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이 선거 때마다 꼴찌 탈출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1인당 GRDP가 대구 경제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지만 각종 통계에서 본 대구의 상황은 암울하다. 1인당 지역총소득 역시 2천700만 원으로 전국 17위였다. 1인당 개인소득은 2천만 원(전국 11위)으로 광역지자체 중 하위권이었다.
인구 감소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대구 인구는 238만 명으로 240만 명 선이 붕괴됐다. 지난해에만 2만4천 명이 대구를 떠났다. 20~29세 청년인구 유출이 아쉽다. 지난해 대구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는 3.1건으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구 미혼 남녀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는 뭘까? 대기업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임금이 적기 때문이다. 매출액 기준 전국 100대 기업 중 대구 기업은 전무하고, 전국 1천대 기업 도 17개사에 불과하다.
지역 산업계와 시민들은 윤 당선인과 시장 후보들이 내건 경제 공약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윤 당선인의 대구지역 공약은 16개다. 대구의 공간 혁신, 경제발전, 환경, 지역 통합 등 대구시가 추진해 온 현안 사업이다. 권 시장은 최근 서울에서 윤 당선인과 만나 대구시의 주요 현안 공약을 국정 과제로 채택해 줄 것을 건의했고,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대구 시민에게 약속한 공약이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대구경북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 대구를 찾아 "무너진 대구 경제 살려서 경제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국민의힘 공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은 대구의 1인당 GRDP 꼴찌 탈출을 구호로 삼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GRDP 전국 5위 진입'을 공약했으며, 다른 예비후보는 "GRDP 꼴찌를 유지하는 대구를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청년이 떠나고, 결혼을 주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도 강하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청년층이 대구를 빠져나가면 도시 활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대구 경제를 위한 혁신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구가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우선 1인당 GRDP 꼴찌 탈출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양질의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다. 새 대통령과 단체장의 역량에 따라 지역 경제의 미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윤 당선인의 지역 공약에는 대구가 재도약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 포함돼 있다. 대구시와 대구 국회의원들은 윤 당선인의 지역 공약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정 과제로 채택되도록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시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공약이 무의미한 구호로 끝나지 않고 대구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은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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