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2년을 넘어간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유값마저 치솟아 화물 및 운송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자동차용경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천920.34원으로 휘발유(2천.54원) 보다 고작 80.20원 저렴한 상황이다.
이달 1일 평균 1천590.62원이던 경유는 29일까지 약 330원이 뛰었다. 같은 기간 1천763.32원인 휘발유는 238원 정도 올랐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이도 173원에서 80원으로 크게 좁혀졌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경유가격이 리터당 2천원을 넘어서면서 휘발유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경유값의 고공행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원유시장 내 경유 재고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의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량을 줄인데 더해 전쟁으로 인한 원유 수급 불안정 등이 겹치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
이 같은 경유 가격 급등은 고스란히 화물·운수업계에 타격을 입혔다.
요소수 부족 사태를 겨우 버텨냈던 화물업계는 "일을 해도 손해"라는 곡소리가 나온다. 평균운송료의 30% 이상이 유류비로 쓰이는 화물차주는 월평균 유류비가 50% 이상 뛰었다. 한국화물운송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250만원이던 25t 화물차의 월평균 유류비가 400만원이 됐다"라며 "하루하루 계약해 일하던 차주는 운행하는게 손해라 쉬고 있지만 월 단위, 연 단위로 계약을 맺은 차주는 손해 속에서도 운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경유값 상승으로 타격 받는 곳은 여객운수업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이미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경유값 인상으로 줄도산 위기까지 처했다.
한 전세버스업체 측은 "정부가 코로나 방역 정책을 점차 완화했지만 사적 모임 제한으로 단체 관광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나마 버티던 통근계약도 경유 가격 인상으로 이윤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운수업체는 기름값이 올랐다고 운임요금을 올릴 수 없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서민 물가 안정화 방안을 보고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하지만 유류세 추가 인하는 고유가 대응 마지막 정책카드라는 점에서 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화물업계 관계자는 "유류세를 인하더라도 당장 운송요금에 대한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다시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 등은 지난해부터 유류세 연동제 등 유가 상승분을 반영한 물류비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송료 인상을 포함한 단기 대책과 안전운임제 확대를 비롯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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