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성산업 3세 이종원 시대 열렸다…주총서 경영 구도 재편 의결

이인중 명예회장 장남 이종원 회장이 정기주총 진행
승인된 신규이사 4인 중 3인이 이종원 회장 측 인사
이홍중 사장은 지분 정리 때까지 이사 자격 유지키로
화성산업과 관계사 화성개발, 동진건설 분리 신호탄

화성산업 사옥. 오른쪽 작은 사진은 이종원 대표이사 회장.
화성산업 사옥. 오른쪽 작은 사진은 이종원 대표이사 회장.

화성산업이 31일 대구 수성구 본사 사옥에서 제6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종원 회장 체제의 막을 올렸다. 채정민 기자
화성산업이 31일 대구 수성구 본사 사옥에서 제6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종원 회장 체제의 막을 올렸다. 채정민 기자

이인중 명예회장의 장남 이종원 대표이사 회장이 유일한 최고 경영자임을 공식화, 화성산업㈜이 본격적으로 3세 경영 체제의 서막을 열었다.

화성산업은 31일 본사 사옥 7층 회의실에서 제6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새 이사진을 선임하는 등 경영 구도 재편을 의결했다. 경영권 갈등을 봉합한 합의대로 이종원 회장은 의장 자격으로 주총을 진행, 화성산업의 경영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에 따라 화성산업은 앞으로 이종원 회장 단독 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이인중 명예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동생 이홍중 사장은 29일 합의한 바에 따라 명예회장 자리로 물러나면서 조카에게 화성산업 경영권을 넘기는 대신 관계사인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을 맡는다.

이날 주총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의 75.14%가 출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종원 회장의 아버지인 이인중 명예회장과 동생 이홍중 사장 간 벌어졌던 경영권 분쟁이 29일 합의로 종식, 애초 우려와 달리 주총은 별다른 잡음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종원 회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주주들에게 걱정과 우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8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 소각하기로 결정하고 한 주당 배당금을 850원에서 1천원으로 인상하는 것은 주주분들의 성원에 보답하려는 노력 중 일부"라고 했다.

주총의 핵심 의안은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2인 등 신규이사 4인 선임의 건. 애초 경영권 분쟁 와중에 이인중 명예회장 측이 4인, 이홍중 사장 측이 자신을 포함해 4인을 추천한 상황이었다. 어느 쪽 이사들이 선임되느냐가 경영권 향배를 가를 변수였다.

하지만 양측 모두 합의를 충실히 이행, 이인중 명예회장 측 인사들이 주주들의 승인 속에 이사진에 새로 진입했다. 다만 신규이사 네 자리 중 한 자리는 이홍중 사장에게 내줬다. 이홍중 사장은 지분을 정리, 계열 분리가 마무리될 5월까지만 사내이사 자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31일 정기주총이 끝난 뒤 인터뷰에 응한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홍중 사장 형제(오른쪽부터). 채정민 기자
31일 정기주총이 끝난 뒤 인터뷰에 응한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홍중 사장 형제(오른쪽부터). 채정민 기자

주총이 끝난 뒤 이인중 명예회장은 "지역사회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상처 입은 직원들의 마음을 보듬고 단합,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며 "대구의 건설 전통을 이어가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역 건설사가 전국구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명예회장 자리도 내놓을 뜻을 비쳤다. 그는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 주는 게 젊은이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지역사회와 상생, 소통하면서 화성장학재단 이사장으로서 문화, 장학, 사회복지 사업 등 사회공헌활동에 충실할 것"이라고 했다.

이홍중 사장도 먼저 이번 갈등에 대해 지역사회에 사과했다. 그는 "합의한 대로 마무리가 잘 돼 다행이다. 오늘로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일당백인 임직원들을 믿고 떠나도 되겠다 싶다"며 "이들과 함께 하니 조카도 회사를 잘 경영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어려움이 있어 먼저 요청할 경우엔 경험을 토대로 조언하겠다. 모두 화합, 한마음으로 일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는 주총을 통해 새로 사내이사 자리를 맡은 최진엽 씨가 사장으로 선임됐다. 최 신임 사장은 현대건설 출신인 건축 전문가. 최 사장 등 외부 인력을 수혈,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게 이종원 회장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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