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 장안대 총장(전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정치분과위원장으로 임명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태일 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비판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반발한 여파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날 국민통합위 관계자는 언론에 "김태일 총장이 사의를 밝혔다"면서도 "정확한 이유는 전달 드릴 수 없다"고 했다.
김태일 총장은 이날 오전 발표된 국민통합위 추가 인선에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별아 소설가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김태일 총장의 사의 표명 배경에는 여가부 폐지 반대 기조를 신문 칼럼 등을 통해 밝혔던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온 부정적 여론이 있다는 풀이다.
앞서 김태일 총장은 대선 전이었던 지난 1월 13일 자 경향신문 '페미니즘은 모두를 위한 진보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여가부 폐지를 공약한 윤석열 후보를 두고 "걱정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이 정도 문명국가가 되는데 페미니즘의 기여가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후보의 페미니즘 비틀기가 그간에 이뤄 놓은 문명화의 수준을 퇴행시키는 것은 아닐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의 노림수는 페미니즘과 관련한 갈등의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다. 그런데 페미니즘은 갈등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페미니즘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출발이다. 나눔, 배려, 돌봄, 상생, 협력, 평화로 온 세상을 가득 채우자는 가치다. 모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페미니즘을 비틀어서 갈라치기 캠페인으로 소비하려는 윤석열 후보의 간계(奸計)가 이런 가치를 훼손, 왜곡하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중도 성향이며 TK(대구경북) 인사로 분류되는 김태일 총장 영입을 두고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공을 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통합위는 인수위의 핵심 위원회로 평가된다.
김태일 총장은 1955년 경북 안동 태생으로 경북 경산 소재 대구권 대학인 영남대 정외과 교수로 30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TK 정치계에 꾸준히 제언을 해 온 정치학자이다. 2004년 총선 때 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하기도 했다.
김태일 총장은 또 2014년 민주당·새정치연합 신당창당추진단 위원을 지낸 바 있는데, 이때 김한길 현 국민통합위원장이 민주당 대표, 안철수 현 인수위원장이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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