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장 판세] 김천고 동문 주자 간 경쟁 예고

현 김충섭 시장과 국힘 예비후보 3명 모두 김천고 동문

(시계방향) 김충섭, 김응규, 나기보, 이선명, 이창재順

경북 김천시는 현 김충섭 시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여기에 김응규·나기보·이창재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이선명 무소속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 표밭갈이에 힘을 쏟고 있다.

김충섭 시장은 "김천시 부시장,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을 지내며 쌓은 행정경험으로 지난 4년 간 많은 기업을 유치했고 일반산업단지도 성공리에 분양을 마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고용노동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고,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는 김 시장은 재선 고지 점령을 자신한다. 전임 박팔용·박보생 전 시장 모두 3선 임기를 마치게 해준 김천지역 특유의 유권자 정서가, 높은 자신감의 바탕이다. 다만 전임 시장들에 비해 존재감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점은 재선 가도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북도의회 의장 출신의 김응규 예비후보는 "많은 분들이 현재 시정이 바로 가고 있지 않다고 얘기를 해주신다. 시장은 시청 공무원이 구속됐음에도 사과나 유감 표현 한 마디 없고, 시민들을 상대로 갈라치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득권이 있는 현역 시장에 맞선다는 게 어려운 줄은 알지만 여러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인물론으로 다시 한 번 승부를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김충섭 시장과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설욕을 벼른다. 오랜 기초·광역의원 경력으로 인해 지역 내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4년 전 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고도 무소속 후보에게 충격패를 당한 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점은 김 예비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다.

3선 경북도의원 출신의 나기보 예비후보는 "김천이 도내 다른 시에 비해 낙후되고 있다. 김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시장선거에 첫 출마하게 됐다"며 "제가 시장이 되면 지역구 국회의원과 공조를 통해 중앙부처의 장을 직접 만나 각종 공모사업을 설득하겠다. 박팔룡 전 시장을 롤모델로 삼아 일개미처럼 열심히 김천시정을 이끌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나 예비후보는 도의원 재직 시절 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이 현재까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경선 시 승산이 충분하다고 진단한다. 다만 박스권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좀처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직전 김천부시장을 지낸 이창재 예비후보는 "30여년 공직 경력과 지방행정 전문가로서 구태의연한 행정과 정치를 완전히 바꾸고 싶다. 공직에 있어보니 지역 각 분야별 관변단체 중심으로 기득권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것처럼 정치 신인인 저도 남은 기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58세인 이 예비후보는 출마자 가운데 최연소인데다 정치권 '뉴페이스'라는 점이 강점이라고 자체 분석한다. 하지만 정치 신인인 탓에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아쉬운 점이 공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 4선 김천시의원인 이선명 무소속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이 예비후보는 "저는 4선 시의원을 지내면서도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시민들을 만나 민원을 경청했다. 무소속이라 최약체인 건 사실이지만, 김천 토박이인 저야말로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김천을 되살릴 적임자"라고 했다.

한편 김 시장과 국민의힘 예비후보 3명 모두 김천고 출신으로, 91년 전통의 김천고 동문 표심이 중요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김천고 동문의 구심점이자 전임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영향력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이른바 이심(李心)의 향배에 따라 주자들이 울고 웃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