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읽은 책] 자신의 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가자

데미안(헤르만 헤세 지음/ 이순학 옮김/ 더스토리 펴냄/ 2017)

헤르만 헤세의 작품 중에 '데미안'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 작품이다. 그는 '데미안'을 자신의 명성이 아니라 오직 작품으로만 평가받고 싶은 마음으로 소설의 주인공 이름인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출간하였다. 나중에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1920년부터는 헤르만 헤세 작품으로 재출간되었다고 한다. '복면가왕'처럼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데미안'에서 크로머는 주인공 싱클레어를 집요하게 괴롭혔는데, 데미안이 크로머를 해결해주면서 싱클레어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게 되고 그는 데미안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틀을 깨면서 성장해간다. 베아트리체를 만나고 나서 자신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피스토리우스를 통해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다.

에바 부인이 자신의 이상형임을 알게 된 후 전쟁이 터지고, 참전하게 된 싱클레어는 심한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되는데 거기서 데미안과 조우하게 되고 자신에게 이르는 길에 완전히 들어서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p.123)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안일한 세계(알)를 깨고 나와야 한다. 또한 "자신의 모든 의지력을 하나의 목표에 모으면 성취해 낼 수 있어"(p. 76)라는 데미안의 말처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찾고 모든 의지력을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성장 과정을 토대로 만들어진 '데미안'은 헤세의 성장과정이자 우리 모두의 성장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깊은 공감을 통해 몰입하게 되고 자기 속에 숨어있던 싱클레어를 만나게 된다. 이 소설은 단지 아이들이 읽어야 할 청소년 소설이 아니다. 어른들도 계속 성장해야 하며 자신의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은 나이에 따라 방점이 찍히는 부분이 다르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예전에 '데미안'을 읽었는가. 그때의 데미안과 지금 당신이 만나는 데미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왜냐면 당신도 그때보다 더 성장했기 때문이다. 때때로 방황하고픈 때가 찾아오면 나이에 상관없이 데미안을 읽어보라. 당신의 방황에 공감하고 성장하길 바라는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당신 곁에 있음을 느끼게 되리라.

최성욱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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