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근 시인 "한동훈이 득세해 슬픈 게 아냐…무엇하든 득세하는 세상 부끄러워"

페이스북서 한동훈 법무부장관 내정 비판

류근 시인. 본인 페이스북
류근 시인. 본인 페이스북

친여 성향의 류근 시인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것을 두고 "무엇을 하든 득세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슬퍼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14일 신랄하게 비판했다.

류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시를 배운 사람으로서 윤석열 따위 인간이 대통령 되었다고, 김건희 따위 인간이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되었다고, 한동훈 따위 인간이 득세한다고 슬퍼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류 씨는 "식민지와 전쟁과 쿠데타와 광주 민간인 학살을 겪은 상처와 후유증이 아직 치유되지 않은 나라에서, 이제 그 위에 온갖 불의와 독선과 오만과 야만의 한 줌 적폐들이 다시 권력을 구가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며 "역사의 퇴행을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류 씨는 현 시대를 '가치전도의 시대'라고 규정하며 "상식과 공정이라는 말이, 법과 원칙이라는 말이, 정의와 도덕이라는 말이 그 뜻을 잃었다"며 "단순히 권력을 '나쁜 자'들이 차지했다는 것 이상의 부작용을 낳는다. 공동체의 의식과 양심이 오염되고 왜곡된다. 걷잡을 수 없는 가치의 붕괴로 치닫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양심을 지키고 법을 준수하고 정의롭고 도덕적으로 살아라'라고 가르치기 어렵게 되었다. '할 수 있으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무엇이든 해도 된다'를 어른들이 다 보여줬다"며 "권력만 있으면, 돈만 있으면 그 어떤 악행과 범죄도 보호받는다. 이게 우리 시대의 실상"이라고 꼬집었다.

류 씨는 또 "무속적 신념이 아니고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부터 시작해서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는 몇몇 장관 인선과 검찰 독재 의지의 가시화 등을 지켜보자면 절로 식은 땀이 흐른다"며 "세금내는 사람들을 이 지경으로 모독해도 되는 것인가. 그런데 아직 취임조차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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