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2시 경남 양산 평산마을은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접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마을에서 도보 30분 거리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로 향했다. 마을 진입로 수백미터가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뤘다.
마을로 향하는 길에는 파란색 외투나 티셔츠 차림에 파란색 풍선을 든 지지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역대 최고의 대통령 환영합니다', '당신의 국민이라서 행복했습니다' 등 지지 메시지가 담긴 플래카드와 손팻말이 넘쳐났다.
5년의 임기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이 이날 서울을 떠나 마침내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귀향했다. 문 전 대통령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주민들과 어울려 자유로운 제2의 삶을 살겠다고 선언했고, 지지자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 전 대통령 평산마을 '전입신고'
오후 2시30분 KTX를 타고 울산(통도사)역에 내린 문 전 대통령은 오후 2시 50분쯤 평산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운집한 사람들은 박수, 환호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퇴임 소회를 밝히며 평산마을 주민이 됐음을 알렸다.
문 전 대통령은 "드디어 제 집으로 돌아왔다. 마을 주민들께 전입신고를 드린다"며 "평산마을에서 보내게될 제2의 삶, 새로운 출발이 많이 기대된다. 이제 완전히 해방됐으니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잘 살아보겠다. 주민들과 함께 농사도 짓고, 막걸리 잔도 나누고 경로당도 방문하고 잘 어울리면서 살겠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짧은 발언 이후 사저 인근 통도사 주지 스님, 김일권 양산시장 등과 함께 사저로 걸어 올라갔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김태년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다수의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도 시차를 두고 문 전 대통령 사저로 향했다.
지지자들과 방문객들은 문 전 대통령의 귀향을 환영하며 새출발을 응원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이른 아침 출발해 사저를 찾았다는 60대 여성은 "대통령 재임기간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양산에서는 편안하셨으면 좋겠다. 응원하는 마음뿐이고 재임 기간 업적이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울산에서 온 60대 남성은 "사저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기에 궁금한 마음에 찾아와봤다. 문 전 대통령도 공과 과가 모두 있지만,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인데 새로운 삶을 응원하고 건강을 빈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일부 방문객과 지지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마찰도 일부 있었으나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행복…해방…자유인"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에서 양산 사저로 이동하는 순간순간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힘들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함께 행복할 수 있었다"며 임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경남 양산 사저로 향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를 향하는 도중 서울역 앞, 울산 통도사역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났다. 서울역 앞에서는 "저는 어제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 공식 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니었는데 제 퇴근을 기다리던 많은 시민이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줬다"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반려견들도 돌보고, 농사도 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인 통도사에도 자주 가면서 성파 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 마실 것"이라며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도 한잔하고, 시간 나면 책도 보고, 음악도 들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여러분 덕분에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며 "전 해방됐고, 자유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도착하기 전 행정적으로도 평산마을 주민이 됐다.
양산시 하북면 행정복지센터는 문 전 대통령 내외가 10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평산마을로 전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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