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 학교 체육관 개방을… "방역 완화됐는데 언제 여나?"

운동장은 점진적으로 개방 이뤄졌지만, 체육관은 2년 여간 미개방
지역 체육 동호인, "거리두기도 해제됐는데 왜 체육관은 아직 안 여나"
대부분 시·도교육청 공문으로 개방 안내, 대구는 23일 이후 상황 고려해 개방 여부 결정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16년 동안 취미로 배드민턴을 해온 대구 남구의 A(53) 씨는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실내체육활동이 가능해졌지만,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대구에 사설 경기장이 30여 곳이지만, 대구배드민턴협회에 등록된 클럽만 200개가 넘다보니 배드민턴을 할 장소를 구하기 어렵다.

A씨는 "실내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이전에 이용했던 학교 체육관을 하루 빨리 열어야 한다"며 "사설 경기장도 대부분 달성군 등 외곽에 있어서 너무 멀고 이용 비용도 많이 들어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이후 대구 학교의 실내체육시설을 시민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미 개방이 이뤄진 것과 달리 대구는 여전히 개방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학교 체육시설은 실외(운동장)와 실내(체육관)로 구분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지금까지 운동장은 부분적으로 개방됐지만, 아직까지 체육관은 시민에게 개방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는 등 방역 지침이 대폭 완화됨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은 공문을 통해 운동장을 적극 개방하라고 안내했으나, 체육관은 그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민들은 방역 완화와 일상 회복 추세에 맞춰 학교 체육관도 외부에 개방할 때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학생들과 이용 시간이 겹치지 않게 저녁 시간에 이용해왔고, 현장학습 재개 등 학교 활동 정상화도 이뤄지는 마당에 더 이상 체육관을 개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배드민턴 단체 회원인 B(46) 씨는 "배드민턴은 특히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 실내 공간 확보가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인해 회원 80% 정도는 배드민턴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나머지는 개인 사설 경기장으로 흩어졌다"며 "대부분 시·도교육청에서 시민에게 체육관을 개방하도록 공문으로 안내하는 데 대구만 미온적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국 시도교육청 17곳 중 대구, 부산, 전북을 제외한 다른 곳은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는 등 학교 체육관 외부 개방을 권장하고 있다.

경상북도교육청은 지난 1일부터 학교 실내체육시설의 외부 개방을 권장한다고 기준을 바꿨다. 경상남도교육청은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지난달 18일 공문을 통해 실내·실외체육시설의 전면 개방이 허용된다고 안내했다. 대전시교육청 역시 지난달 27일 체육관을 포함한 학교 시설 전체를 외부에 개방하는 데 협조해달라고 각 학교에 요청했다.

다만, 아직까지 교내 감염 발생에 대한 부담이 있는 학교 관리자들 사이에선 체육관 외부 개방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사립고교 교장은 "모든 국민이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체육관 개방이 필요한 것은 맞다"며 "그러나 여전히 신규 확진자가 3만 명씩 나오는 상황인 만큼 학생들도 사용하는 실내 공간을 외부에 개방하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감소세가 더 뚜렷해졌을 때 개방을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운동장에 이어 체육관까지 개방하면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우선 23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 여부와 지역 감염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체육관 개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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