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를 정치적 '호위무사'라 부르기도 한다. 그들은 모시던 대통령을 옹호하는 전위대 역할을 맡아 물불 가리지 않고 방어에 나선다. 실제 대통령의 호위무사는 경호처장이지만 대통령, 대권 주자, 권력자 주변의 정치인들은 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호위무사를 자처하곤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유시민이 있었다면,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유영하 변호사가 유일한 호위무사였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나 윤건영 의원, 최재성 전 의원 등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분류할 수 있다. 청와대나 내각에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거나 오랫동안 보좌하던 인사들이 주로 호위무사를 자임하면서 방패 노릇을 한다.
21대 총선에선 30명에 이르는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이 출마해서 무려 19명이나 국회의원 배지를 거머쥐는 성과를 냈다. 1명만 더 당선됐더라면 '호위무사당'이라는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 전성시대를 열었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 김의겸·고민정 전 대변인,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 김영배, 진성준, 민형배, 신정훈, 윤영덕, 박영순, 김승원, 문정복, 박상혁, 이장섭, 이원택, 최강욱 등이 문재인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당선됐다.
호위무사 아니랄까 봐 고민정, 김영배, 윤영덕 의원은 최근 전직 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에 발의자로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 시위를 막겠다는 어거지성 법안 발의다.
이들 호위무사 국회의원 18명이 20일 '최강욱을 지키자'는 단체 성명을 내놓으면서 이번에는 '최강욱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최 의원은 조국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확인서를 제출한 혐의로 2심에서까지 의원직 상실형의 유죄 판결이 났다. 청문회에서 한국쓰리엠으로 스타가 된 최 의원이나 예결위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를 벌이다가 '고민정이 고민정했다'는 혹평을 들은 고민정, 흑석동 투기로 논란을 빚은 김의겸, 위장 탈당 민형배, 최 의원의 직속 상관 조 전 장관 등 연일 구설에 오르는 문재인 호위무사들을 보노라면 이들이 근무했던 청와대의 수준을 알 만하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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