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탄도미사일 3발 발사…尹대통령 "대북제재 이행" 한·미 대응 실사격

윤석열 대통령 NSC 소집 "대북제재 이행"…한·미, 4년 10개월 만에 맞대응
북, ICBM·단거리미사일 섞어 쏴…바이든 순방에 반발 무력시위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가운데 강릉의 한 군부대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실사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가운데 강릉의 한 군부대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실사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가 강대강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2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 직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6시 37분, 6시 42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총 3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뒤 워싱턴DC에 도착하기 2시간 전이다.

가장 먼저 발사된 건 ICBM 추정 탄도미사일로, 비행거리 약 360km, 고도 약 540km, 속도 마하 8.9로 탐지됐다.

2, 3번째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종말 단계에서 '풀업'(상하기동) 변칙 비행 특성도 보였다.

두 번째 미사일은 고도 약 20km에서 우리 탐지자산으로부터 소실됐다고 합참은 전해 '실패'로 추정된다. 세 번째 탄도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보이며, 비행거리 약 760km, 고도 약 60km, 속도 마하 6.6으로 탐지됐다.

북한이 정상적인 발사 시 미 본토를 겨냥하는 ICBM과 남한 및 주일미군 기지를 사정권으로 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 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미국과 한일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확장억제 전력에 '핵'을 명시하고 북한 핵 공격에 대응하는 연합훈련과 미측 전략자산 적시 전개를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35분부터 1시간 동안 NSC를 주재하면서 "대한민국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라"고 말했다.

이후 군과 주한미군은 연합 지대지 탄도미사일 실사격을 하는 등 4년 10개월 만에 공동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또 미국 등과 긴밀 공조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성명도 별도로 발표했다. NSC 회의를 거쳐 정부의 공식 성명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는 "대통령 판단"이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오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추정)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을 'ICBM 추정'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NSC 회의 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긴급 통화에서 한미 공조를 통한 강력 대응과 확장 억제 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번 주 안에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통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하루 이틀 내에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북한 당국 나름대로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핵실험을 위해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한 시점"이라고 했다.

김 1차장은 또 "오늘은 비교적 절제되고 상호 긴장을 상승시키지 않는 국면에서 할 수 있는 메시지를 (냈다)"며 "앞으로 도발 양태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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