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공무원 아내 "민주당, 2차 가해…다시는 그 입에 월북 단어 올리지 말라"

2년여 만에 실명 인터뷰 통해 문재인 정부·민주당 비판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 씨의 배우자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전날 대통령실과 해양경찰이 발표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씨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대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피해자 이대준 씨의 아내 권영미 씨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다시는 그 입에 월북이라는 단어를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군 당국과 해경은 이 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16일 국방부와 해경은 '자진 월북 근거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권씨는 18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 발표에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지금 계속해서 (말하는 것을) 기사로 제가 읽고 있다"라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렇게 월북이라고 주장을 하고 싶으시면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보여달라는 거다. 증거는 보여주지 않고 월북이라고 주장을 하시면 저희한테 2차 가해하시는 거다. 다시는 그 입에 월북이란 단어를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월북인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느냐'는 민주당 인사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당시에 왜 그렇게 월북 주장을 했는지, 왜 사람을 살리지 못해 놓고는 월북이라는 그 단어로 모든 것을 포장하면서 월북으로만 몰고 갔었는지, 저는 묻고 싶다"라고 했다.

지난 2년 간 상황에 대해서는 "주변에서 알든 모르든 저희 가족들은 일단 국가에서 월북자 가족으로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스스로 위축되는 게 되게 많았다. 그래서 아이들과 저는 거의 특별한 일이 아니면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권씨는 문재인 청와대 책임론도 제기했다. 권씨는 "저는 어저께 해경에서 (이씨 동료) 직원을 상대로 조사했던 진술서를 처음 봤다. 그 내용을 보면서 지금 민주당에서도 월북이 아닌 증거가 없다고 말을 하는데, 그게 월북이 아닌 증거잖나"라며 "가장 옆에서 지켜봤던 직원, 동고동락을 했던 직원들이 그렇게 (월북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을 했는데 숨겼다. 해경이 자체적으로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최근 공개된 진술조서를 보면 이씨 동료는 "전혀 그런 생각(이씨 월북 가능성)은 들지 않는다"라며 "만약 북으로 월북을 하기 위해서라면 각 방에 비치된 방수복을 입고 바닷물에 들어 갔어야 하는데 그 추운바닷물에 그냥 들어갔다는 것이 월북이 아닌 극단선택으로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그리고 물살이 동쪽으로 흐르고 있어 그것을 뚫고 북쪽으로 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