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쯤 대출금리가 최고 8%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8%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인데, 가계와 기업에 상당한 충격이 우려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 지난해 말(3.600∼4.978%)에 비해 올 들어 6개월여 새 최고 금리가 2.161%포인트 뛰었다.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3.690∼5.681%다. 지난해 말(3.710∼5.070%)과 비교해 불과 반년 사이 상단이 0.611%포인트 높아졌다.
최고 7%를 넘어선 대출 금리는 올해 말까지 더 오를 전망이다. 은행권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기준금리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대응해 올해 말까지 네 차례(7·8·10·11월) 연속, 총 1.00%∼1.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 상승 폭(1.00%∼1.25%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 대출금리는 8%를 넘어서게 된다. 물론 대부분 주거래 은행에서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체감 금리가 연내 8%에 이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7∼8%대 대출금리는 저금리에 익숙한 젊은 대출자들로서는 처음 겪는 금융 환경이다. 원리금 상환 계획을 합리적으로 짜야 한다"고 했다.
특히 2년 전 초저금리를 활용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로 무리하게 자산을 사들인 대출자 중에서는 올해 말 연 상환액이 30∼40%, 1천만원 가까이 급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 은행 대출자 사례를 분석해 보면, A씨(신용등급 3등급)는 2020년 6월 17일 주택담보대출 4억7천만원, 신용대출 1억원 등 5억7천만원을 은행에서 빌려 서울에 14억5천만원짜리 34평형(전용면적 84.93㎡) 아파트를 매입했다.
A씨에게 초기 6개월간 적용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2.69%, 신용대출 2.70%. 연간 환산 원리금 상환액은 2천554만5천952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2천284만5천952원+신용대출 이자 270만원), 월 상환액은 212만8천829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 금리를 적용하면 연 원리금 상환액은 2천991만8천223원으로 최초 대출 시점보다 17.1%, 월 납입액(249만3천194원)도 36만4천365원 늘었다. 만약 예상대로 금리가 오른다면 오는 12월엔 연 상환액은 3천394만7천544원으로 840만1천591원 오르고, 월 납입액도 282만8천962원으로 70만133원 불어난다.
미국의 잇단 자이언트 스텝과 물가 급등으로 한은이 1.50%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연·월 상환액은 3천602만7천714원, 300만2천309원으로 처음 대출 때보다 41.0%(1천48만1천761원, 87만3천480원)나 치솟는다.
2년 전 A씨가 영끌로 사들인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16억8천만원으로, 매입가(14억5천만원)보다 15.86%(2억3천만원) 올랐다. 만약 아파트 가격이 제자리에 머물고 금리도 지금보다 1.50%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멈춘다면 앞으로 약 5년(매입 기준 7년) 뒤엔 누적 원리금 상환액(2천554만5천952원×2년+2천991만8천323원×1년+3천602만7천714원×4년=2억2천512만1천83원)은 시세 차익과 맞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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