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 대비 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돌면서 경제 위기 도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과거 환율이 1,300원 이상 올랐던 시기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심각한 상황이어서다.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달러 환율은 1,302.8원에 마감해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300원선을 웃돌았다. 24일 전날 종가보다 3.6원 내린 달러당 1,29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원화 대비 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제 위기를 거론하는 이유는 고물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실물 경제의 둔화 조짐도 나타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우려들이 현재의 환율 수준에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점도 불안한 요소로 꼽힌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는 154억6천900만달러 적자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현재의 환율 수준을 근거로 과거의 위기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긴축 때문이라는 이유다.
특히 엔화 등 다른 나라의 통화도 모두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여 최근의 원화 약세를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의 취약성과 직접적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난 24일 기준 8.4% 하락했다. 이 기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8.5% 올랐다.
원화 가치의 절하율은 같은 기간 일본(-14.6%), 영국(-9.0%) 등보다는 낮고 중국(-4.8%), 대만(-6.9%) 등보다는 높은 수치다.
정부는 현 상황을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둔화가 함께 나타나는 복합위기 국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주요국 통화 긴축의 가속화 등으로 금융·외환시장 불안도 고조되면서 고물가 속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는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는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에서 4.7%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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