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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지우고 ‘파워풀’ 덮어쓰는 대구시, 도시브랜드 변경 절차 논란

컬러풀 축제 → 파워풀 축제… 변경 전부터 기정사실화…
서울·대전도 행정수장 따라 바뀌는 도시브랜드에 예산 낭비 논란
쉽게 못 바꿔야 가치 쌓여…“조례 개정 등으로 제도 보완해야”

5일 동대구역 관광안내소에
5일 동대구역 관광안내소에 '파워풀 대구'라 쓰인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인 '컬러풀 대구'를 파워풀 대구로 바꾸는 데는 간판이나 조형물 등 9천900여 개를 고쳐야 해 큰 돈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대구 도시브랜드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대구 도시브랜드 '컬러풀 대구' 영문 조형물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민선 8기 새 슬로건인
민선 8기 새 슬로건인 '파워풀 대구'를 강조한 펼침막이 대구시청 산격청사에 붙어있다. 매일신문DB

대구시가 민선 8기 출범에 맞춰 도시 브랜드를 기존에 사용하던 '컬러풀 대구'에서 '파워풀 대구'로 일제히 변경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사용해 온 도시브랜드를 시민들의 의사를 묻거나 관련 조례 개정 등의 절차도 없이 바꾸고 있어서다.

대구시는 오는 9일 개막하는 '컬러풀 대구 페스티발'의 명칭을 올해부터 '파워풀 대구 페스티발'로 부랴부랴 변경했다. 지난 2004년 '달구벌축제'가 '컬러풀 대구 페스티발'로 변경된 지 19년 만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은 '대구시 대표 축제'로 민선 8기 시정 슬로건과 궤를 같이 하자는 차원에서 축제 조직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고쳤다"고 설명했다.

'파워풀 대구'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슬로건으로 민선 8기 출범 이후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로 곳곳에서 사용 중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개정 관련 절차가 무시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도시브랜드를 바꾸려면 대구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개정해야하지만 관련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인 '컬러풀 대구'는 점 크기와 위치, 색깔 값까지 '대구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로 규정돼 있다.

전문가그룹의 자문이나 시민 호응도 조사 등 공론화 과정이 진행되지 않은 점도 지적된다.

홍보시설물 교체 등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도시브랜드 교체 결정이 손쉽게 이뤄지면서 빈번한 브랜드 변경을 막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경실련은 5일 성명서를 내고 "조례를 부정하는 대구시의 독단적 행정을 개탄하며 시의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나 축제 명칭 변경 과정에서 시민여론 수렴이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없었던 건 큰 문제"라며 "브랜드 슬로건의 빈번한 교체에 따른 혼선과 예산 낭비를 방지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아직 도시브랜드 변경을 공식화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홍보브랜드담당관실 관계자는 "현재 각종 홍보물 등에 적용 중인 '파워풀 대구'는 과거 '행복한 시민, 자랑스러운 대구'와 같은 격인 '시정 슬로건'"이라며 "도시브랜드 공식 변경 작업은 조례 개정 등 정상 절차를 밟아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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