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커퓨타임' 2026년 8월까지 현행 5시간 유지 확정

대구국제공항 커퓨타임 12년간 5시간으로 유지
주민들 "5시간 유지 결정으로 생활권 박탈당해"

지난달 21일 오전 대구 동구 공군기지 K-2 정문에서 열린
지난달 21일 오전 대구 동구 공군기지 K-2 정문에서 열린 '항공기 소음피해 주민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군소음보상법 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국제공항의 항공기 야간 운행을 제한하는 '커퓨타임'(Curfew Time)이 2026년까지 현행 5시간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공항 활성화를 기대한 대구시는 적극 환영했지만 주민들은 최소한의 생활권마저 박탈당했다며 반발했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하 11전비)은 대구공항의 현행 커퓨타임 시간대(자정~오전 5시)를 2026년 8월 31일까지 유지한다고 1일 밝혔다.

커퓨타임이란 공항 주변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민간‧군 항공기 야간 운항을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군 공항 활주로를 이용하는 대구공항은 11전비 단장이 4년마다 대구시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고 있다.

대구공항 커퓨타임은 2014년 7월부터 8시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에서 5시간으로 단축된 이후 12년 동안 5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커퓨타임이 짧아질수록 더 많은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주민들은 생활권을 존중받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현행 5시간의 커퓨타임으로는 수면 시간이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커퓨타임이 없는 인천공항과 제주공항 등을 제외하면 대구공항이 5시간으로 전국에서 가장 짧다.

양승대 비행공해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현행 5시간을 유지한 결정은 '잠을 자지 말라'는 것과 똑같다"며 "다른 공항들은 7시간 이상 커퓨타임을 갖는데, 왜 대구만 5시간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동구청은 주민들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대구시로부터 재정 및 정책적 지원을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동구청 관계자는 "커퓨타임이 공항 활성화에 중요하지만 동구 주민들은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구시에 피해 주민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시가 잘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구시는 이미 주민들이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을 받고 있기 때문에 '커퓨타임'과 관련된 재정 지원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군소음보상법 제정 전에는 주민들이 보상 없이 피해만 받았기 때문에 시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보상이 이뤄지고 있어 커퓨타임 명목으로 지원은 곤란하다"며 "주변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해당 부서나 예산실에서 검토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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