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정확성·일관성 높인 로봇 인공관절 수술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스캔…인공관절 삽입 각도, 위치 정보 제공
1mm라도 수술 범위 벗어나면 스스로 작동 멈춰

관절염.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관절염.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의 손상 및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나 인대 등에 손상이 생겨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대표적인 무릎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약 300만 명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들이 겪는 극심한 통증, 기능 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법이다. 이는 손상된 연골과 뼈를 깎아내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의학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특히 노화로 손상된 퇴행성 관절 질환에서 필수로 여겨지는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다른 분야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에 사용하는 로봇수술기. 열린큰병원 제공
인공관절 수술에 사용하는 로봇수술기. 열린큰병원 제공

◆로봇 이용해 환자별 맞춤 수술

인공관절수술은 환자에게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이 때문에 고령의 환자들은 출혈, 수술 후 통증 및 합병증, 회복 기간 등을 이유로 수술을 꺼려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 여부는 관절 삽입물을 정확히 위치시키고, 인대·근육과 같은 연부 조직의 균형을 개별 환자에게 맞도록 하는 데 달려 있다.

환자마다 관절의 모양과 크기가 달라, 알맞은 크기의 인공관절을 선택하고 올바른 위치에 삽입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의사가 방사선 사진을 참고해 직접 의료용 전기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의사가 직접 뼈를 절삭하고 환자에 맞는 크기의 기구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수술 전 컴퓨터 모델링 작업을 통해 환자의 무릎 관절 모양과 관절 가동범위 등을 3차원 입체 영상(3D) 이미지로 구축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별 맞춤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개인에 맞는 크기의 관절 삽입물을 선택할 수 있다.

황석영 열린큰병원 병원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의료진은 수술 전에 미리 관절 삽입 후 무릎 조직과의 균형을 예측할 수 있다"며 "수술 시에는 의사가 잡고 있는 로봇팔이 앞서 계획한 대로 관절면을 제거하게 되며, 오차가 생길 경우 로봇이 수술 중 스스로 작동을 중지한다"고 설명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

로봇 인공관절 수술 중에는 실시간으로 환자의 관절 표면이 3D 영상으로 나타난다. 3D 영상을 통해 의사는 여러 각도에서 세밀하게 환자의 관절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과 '일관성'이다. 정확한 수술 결과가 일관되게 나온다면 환자의 만족도는 항상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 손으로 하는 수술은 의사의 경험과 감에 어느 정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의사라 할지라도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는 만큼, 항상 일관된 결과는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정확성에 있다.

수술 시 로봇장비가 환자 다리를 실시간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스캔해 뼈의 절삭 범위, 인공관절 삽입 각도 및 위치, 최적의 인공관절 크기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

특히 1mm 라도 수술 범위를 벗어나면 로봇 수술기가 스스로 작동을 멈추고 절삭할 부위를 다시 찾아주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로봇을 이용하면 인공관절 삽입물이 정교하게 위치돼, 환자에게 최적화된 하지 정렬을 얻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관절 주위의 힘줄, 근육, 인대 등의 연부 조직도 적절한 균형을 이루게 된다.

황 병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과정에서 근육 등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출혈도 줄일 수 있다"며 "로봇에 부착된 커터는 직경이 작아 수술 절개가 작아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뼈를 절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절개가 작아지고 정상조직의 손상이 적을수록 수술 후 재활이 용이하며 회복도 빠르다"고 덧붙였다.

황석영 열린큰병원 병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열린큰병원 제공
황석영 열린큰병원 병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열린큰병원 제공

◆뼈 변형, 대퇴골 수술 경험 있어도 가능

일반적인 인공관절수술에서는 대퇴골에 골수정(골수 내에 삽입하는 못)을 삽입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뼈의 변형이 심하거나 과거 대퇴골 수술을 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골수정 삽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로봇을 통한 수술은 대퇴골에 골수정을 삽입하는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뼈의 변형이 심하거나 대퇴골에 금속 기구가 있는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골수정 삽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위험 또한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황 병원장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질환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불행이지만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며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로봇이라는 첨단의 의료 기술이 인공관절 수술에도 적용돼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100세 시대 노후를 활발하게 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황석영 열린큰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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