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2일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p〉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수 경제 전문가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7월에 이어 이달 빅 스텝을 밟을 거라 전망한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게 줄었다고 하긴 어렵다고 봐서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108.93)는 전년 동기 대비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으나 5%대 중반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대보다 적게 하락해 빅 스텝의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했다.
예상대로 한은이 빅 스텝을 밟으면 7월에 이어 사상 두 번째 0.50%p 인상 조치다. 특히 4, 5, 7, 8월에 이어 역대 처음 다섯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가 오른다.
빅 스텝 전망의 또 다른 근거는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다.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약 2년 반 만에 한국(2.25%)을 앞질렀다가 8월 한국은행의 0.25%p 인상으로 같아졌지만, 이제 격차가 0.75%p까지 벌어졌다.
만약 12일 한은 금통위가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만 밟고, 11월초 연준이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두 나라의 금리 차이는 1.25%p로 커진다. 이어 11월 말 금통위가 또 0.25%p만 올리고, 12월 연준이 최소 빅 스텝만 결정해도 격차가 1.50%p에 이른다.
1.50%p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이다. 이는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다는 뜻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한미 금리 격차가 계속 커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빅 스텝을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통화정책에 대한 사전예고 지침 수정을 시사한 점도 빅 스텝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기준금리 0.25%p 인상 직후 "당분간 0.25%p씩 인상하는 것이 기조"라고 했으나 최근에는 "0.25%p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다만 11월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한 전망은 베이비 스텝이 우세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1월에도 5%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돼 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경기 우려와 물가 정점론이 확산하면서 인상 폭은 0.25%p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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