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국민 생활 전반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15일 터진 사상 초유의 먹통 사태가 16일까지 이어지면서 일상 업무뿐 아니라 교통·금융·사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막대한 불편을 초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주문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과 데이터 보호에 대한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사실상 국가기간망 마비라는 측면에서 안보·경제 차원의 중대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범정부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무, 교통, 금융, 사교활동…전방위 불편
16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지상 6층 지하 4층 규모인 이곳은 카카오와 네이버, SK 통신사 등이 있어 각종 서비스들의 통합관제센터 격이다.
화재로 약 5천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 메신저부터 모빌리티 등 서비스들이 일제히 멈춰섰다. 자료 공유나 공지사항 전달 등 일상화된 네트워크 수단이 마비되면서 회사 등의 업무 목적 소통이 올스톱됐다. 주말과 휴일에 필요한 교통이나 금융서비스, 사교활동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지 못해 불편과 손해를 봤다는 민원도 빗발쳤다.
카카오택시를 이용할 수가 없어 집까지 걸어왔다는 서춘호(30) 씨는 "결제 자체가 안 되고 '카카오T 바이크'도 이용할 수가 없었다"며 "반월당역에서 집까지 1시간 30분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모텔을 운영하는 50대 김모 씨는 "카카오페이로 미리 결제하고 오는 고객이 대부분인데 어제는 전화로 예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손님 말만 믿고 방을 비워둘 순 없다 보니 무척이나 난감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피해가 카카오(톡)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0대 이모 씨는 "카카오가 일상에 스며들어서 잘 몰랐는데, 단 한 번의 문제로 나라가 멈춘 것만 같았다"며 "유사한 성격의 다른 앱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먹통 사태는 아직 이어지고 있다. 16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과 PC버전 접속은 가능했지만 사진, 동영상 전송과 오픈채팅방 생성 등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모빌리티와 게임 등 각종 서비스 복구도 한창이다.

◆윤 대통령 "무거운 책임감"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 디지털 부가서비스 중단으로 국민께서 겪고 계신 불편과 피해에 대해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사고 예방 방안과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화재 현장을 찾은 이종호 과기부 장관도 "이번 사태에서 봤듯 (카카오톡 같은)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경제·사회 활동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 정부는 이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용자 생활 편의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서비스를 최우선적으로 복구하고 있다.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 말씀을 드리고, 피해 보상은 서비스 복구 후에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분산·보호 범정부 조치 필요
하나의 데이터센터 전기실에서 난 불로 카카오의 대다수 서비스가 오류를 빚으면서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 배치 필요성도 지적된다. 한 곳이 화재나 지진, 테러 등으로 작동을 멈춰도 다른 센터에 백업된 데이터로 서비스를 즉각 재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메인 서비스서버를 강원도 춘천의 자체 데이터센터 '각'에 두고 있고, 세종시에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내년에 완공활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악 상황에 대비해 비상 대응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T 보안업계 관계자는 "해커들이 포털사를 공격해 마비시킨다면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기반시설 보호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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