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식당의 건당 평균 결제액은 3만3천278원으로, 1년 전 2만9천802원보다 11.7% 늘어났다. 중식당·양식당·일식당의 건당 결제액 증가율 8.0~10.9%보다 높다. 한식의 주요 재료인 배추 등 채소류 가격 폭등 탓이라는 분석이다. 치솟는 외식비는 돈벌이를 하는 직장인들에게조차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하물며 변변한 벌이가 없는 대학생들에게 '한 끼'는 삶의 고해(苦海)가 되기도 한다. 전국 대학생의 67.5%가 이런저런 이유로 아침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바른세끼)도 있다.
믿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필자의 대학 신입생 시절 구내식당 단체 급식 식대는 끼니당 100원이었다. 교외 식당의 짜장면·라면은 500원이었다. 짜장면·라면 한 끼 값으로 일주일치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식사 품질이 나쁜 것도 전혀 아니었다. 명절을 앞두고 닭백숙 특식이 나올 때, 인심 좋은 배식 아줌마를 만나면 '커다란 닭다리'가 1+1으로 제공되기도 했다. 손실이 나는 부분은 자판기 판매 수익금 등 학생 복지비용으로 충당한다고 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시절이었다. 최소한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르는 대학생은 없었다. 100원 정도는 얼마든지 친구끼리 그냥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향후 경제적 부담 탓에 아침을 거르는 우리나라 대학생이 없어질 전망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더불어민주당)·조경태(국민의힘) 의원 등은 홍원화 경북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1천 원 아침밥을 전국 대학으로 확산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교육부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1천 원 아침밥 학식'은 2016년 서울대에서 시작되어, 올해 전국 28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메뉴는 불고기덮밥, 닭개장, 순대국밥, 닭갈비덮밥 등으로 다양하다. 1천 원 아침밥의 원가는 3천 원 이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대학이 나머지를 부담하는 덕분에 학생들은 1천 원에 든든한 아침을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쌀이 남아돌아 농민과 정부의 고민이 깊은 세상이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 대학생들의 건강을 지킬 식사를 제공하면서 쌀 소비도 촉진할 수 있는 '1천 원 아침밥'은 모두를 위한 아름다운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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