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쿨존 횡단보도 흰색→노란색 변경 두달…현장 반응은?

학부모 "차들이 더 조심" 긍정적…유치원 버스기사 "큰 차이 없어"
도로교통공단 "효과 분석 끝나면 실효성 있는 정책 제시 될 것"

지난 11일 오후 4시쯤 찾은 동구 아양초등학교 인근의 노란횡단보도.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음에도 차량이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건너는 모습. 심헌재 기자.
지난 11일 오후 4시쯤 찾은 동구 아양초등학교 인근의 노란횡단보도.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음에도 차량이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건너는 모습. 심헌재 기자.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대구 일부 횡단보도가 시범적으로 노란색으로 변경됐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입 효과를 분석하고 있는 도로교통공단은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오후 4시쯤 찾은 대구 동구 아양초등학교. 인근 어린이횡단보호구역 횡단보도 3곳이 노란색인 점이 눈에 띄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8월 달서구 송일초등학교와 아양초등학교 인근의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를 기존의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변경했다.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여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3개월간 시범 운영한다.

현장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인근 카페 사장 A(30) 씨는 "확실히 흰색보다는 노란색 횡단보도가 경각심을 높인다"고 말했고, 자녀를 둔 한 학부모도 "흰색보다는 노란색일 때 차들이 더 조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인근 유치원 버스기사 B(60) 씨는 "노란색 횡단보도라 더 조심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다른 흰색 횡단보도와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양초등학교 고영애 교감도 "불법 주정차나 과속 단속 카메라에 이야기하는 학부모들은 종종 있지만 노란색 횡단보도에 대해서는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며 "홍보는 제대로 됐는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실제 1시간 동안 횡단보도 앞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을 지켜본 결과 50대의 차량 중 완전히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차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완전히 정차 후 출발한 차량은 4대(8%)뿐이었다.

인근 유치원 교사 C(50) 씨는 "특별히 차들이 더 조심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며 "오히려 노란색으로 칠해진 신호등이나 표지판 등이 더 가시성이 높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은 3개월간의 시범사업이 끝나면 실효성을 분석해 사업 확대를 결정할 계획이다. 도로교통공단은 노란 횡단보도 설치 전과 후의▷차량 일시정지 준수율 ▷보행자 횡단보도 통행 준수율 등을 비교해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안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한음 교통과학연구원 교통운영연구처 연구원은 "현재로선 사업이 시범단계 과정이기 때문에 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며 "분석 결과가 나온 후 대대적인 홍보를 펼칠 것이고,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도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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