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해요. 나오지도 못하는데 지금 사람들이 막 쏟아져서 다니고 있거든요" "사람들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막 지금 너무 이거 사고 날 것 같은데, 위험한데" "지금 심각해요 진짜.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 "인파들 너무 많아서 지금 대형 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에요" "어떻게든 해주세요. 진짜 사람 죽을 것 같아요" "상태가 심각해요. 안쪽에 막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
경찰청이 1일 공개한 '이태원 사고 이전 112 신고 내역' 자료는 참사 당일 경찰의 대응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대로 대응했더라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낀다.
4시간 전부터 112신고가 쇄도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실 대응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태원파출소에는 오전 9시부터 사고 발생 시점인 오후 10시 15분까지 12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이태원 참사 관련 신고는 오후 6시 34분을 시작으로 모두 11건으로 분류됐다. 문제는 11건의 신고 모두 긴박한 상황이 담겼지만 경찰의 현장 출동은 4번에 그쳤다는 점이다.
경찰도 부실 대응을 인정했다. 전날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112신고를 처리하는 현장 대응은 미흡했다는 판단을 했다. 국민 안전에 대한 무한 책임을 다시 한번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찰의 사과에도 시민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로 가까운 사람을 잃은 시민들은 경찰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대학생 송슬기(21) 씨는 "지인이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위험 신호가 충분히 있었고 인력을 통제할 시간도 있었는데 왜 현장 종결만 하고 끝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번 이태원 참사는 명백한 경찰의 과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성모(31) 씨도 "사고 발생 4시간 전에 이미 신고자들이 뼈가 으스러질 것 같다고 했는데도 경찰이 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너무 안일하게 판단한 것 같다. 사고는 벌어졌는데 사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층 더 강화된 경찰력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모(27) 씨는 "이번에는 경찰 인력도 줄었고 배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왕좌왕해서는 안 된다"며 "제대로 된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경찰이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밝힌다는 입장이다. 윤 경찰청장은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부분에 대해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다"며 "특히 사전에 위험성을 알리는 112신고를 받고 제대로 조치하였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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