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태원 참사' 특수본 사고 원인 규명 속도…3D '시뮬레이션'으로 상황 재구성

85명 조사 마쳐, 피의자 전환 0명…경찰 지휘부로 수사 확대될 가능성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2일 오후 종로구 서울경찰청 입구 모습.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가 목격자와 부상자 85명을 조사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수본은 경찰 지휘부의 부실 대응 의혹에 대해서도 모든 수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4일 손제한 특수본부장은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참사 목격자 및 부상자 67명과 인근 업소 관계자 14명, 출동 경찰관 4명 등 모두 85명에 대해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손 본부장은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1천441개를 확인 중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3D 시뮬레이션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사 대상에는 현직 경찰관도 다수 포함됐다. 특수본은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3명 등 모두 4명을 불러 조사했다. 손제한 특수본부장은 "모두 참고인 신분이며 아직 입건된 피의자는 없다"며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계자 조사를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사고 원인 파악에 중점을 두고 사후 조치 등이 적절했는지를 따져볼 계획이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에 대해서는 국과수 3D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기로 했다. 인파가 넘어지면서 참사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국과수의 3D 시뮬레이션 작업은 통상 한 달여 소요되나 최대한 신속히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3D 시뮬레이션과 CCTV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구체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나 구청의 사전 예방 조치가 부족했다는 의혹과 발생 직후 경찰의 대응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안전조치 주체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핼러윈을 대비해 적절한 안전관리대책이 세워졌는지는 관련자를 불러 구체적인 진술을 들어봐야 알 수 있다"면서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신속히 용산구청장 등 지자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당일 경찰 지휘부의 늑장보고를 둘러싼 의혹도 조만간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 당일 업무 태만사실을 확인하고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을 대기발령 조치한 뒤 특수본에 수사의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수사 초기라 어디까지 수사할 것인지 말하기는 지금 단계에선 부적절하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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