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겨레 "尹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언론사 공동대응 이어지나

대통령실 MBC 탑승 불허 조치 후 언론사 최초 사례
"언론 통제하려는 반민주주의적 결정이라고 보기 때문"
대통령실 출입기자단도 "공동대응" 의견 모아

한겨레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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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전용기에 MBC 기자 탑승을 불허한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한겨레가 전용기 탑승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전용기 탑승 대상인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소속 언론사 가운데서는 최초의 항의성 대응 사례이다.

▶한겨레는 10일 오후 2시 16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대통령실이 지난 9일 밤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되어 온 점'을 이유로 들어 이번 순방에서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언론을 통제하려는 반민주주의적 결정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겨레는 민항기, 즉 일반 항공편을 이용해 기자들을 보내 윤석열 대통령의 11~16일 동남아 순방을 취재 및 보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MBC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 현장에서 취재와 보도를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며 다른 이동수단 이용을 시사하고 이어진 일종의 공동대응 사례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MBC와 한겨레가 소속 기자들을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고, 이어 다른 언론사들도 같은 입장을 릴레이로 표명할지 주목된다.

앞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포함된 언론사 소속 기자들은 이날 오전 총회를 갖고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거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공동대응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총회에서는 공동성명 발표, 취재 보이콧(거부) 등의 방식이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는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이같은 자사 방침을 기사로 따로 보도하지는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9일) 대통령실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회의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1일 출국하는 대통령 전용기에 MBC 기자들을 탑승시키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또한 MBC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이다.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해당 조치의 이유를 직접 밝혀 주목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이 많은 국민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기자 여러분들에게도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온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날 오전 당사자인 MBC를 비롯해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조·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들 및 언론을 소관으로 둔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회의원들 등이 연이어 비판 성명을 냈다.

이어 오후에는 언론사의 실제 탑승 거부 결정 사례도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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