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홈페이지 자료 '복붙' 의혹…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내정자, 자소서 어떻길래

직무수행 계획서, 가스공사 홈페이지 자료 그대로 인용
정일영 민주당 의원 “전문성 갖춘 인물 재선임해야”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내정자 직무수행 계획서 일부. 정일영 의원실 제공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내정자 직무수행 계획서 일부. 정일영 의원실 제공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최연혜 전 의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채용 과정에서 제출한 직무수행 계획서가 가스공사 홈페이지 자료 등을 '짜깁기'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의 직무수행 계획서 8쪽 중 1쪽은 가스공사가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 제출한 재무 현황표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었다.

기관장 후보자의 직무수행 계획서는 후보가 공공기관 문제점을 진단하고, 구체적 업무 계획과 운영 방향을 기술하는 서류다. 후보의 경영 철학이 담긴 만큼 공기업 사장 채용 과정의 핵심 서류로 꼽힌다.

최 전 의원이 가스공사 운영방침으로 제시한 ▷안전제일 경영 ▷소통과 화합 ▷미래 주도 ▷신뢰받는 공기업 등의 가치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발표된 가스공사의 '비전 2030' 속에 제시된 4대 핵심가치 중 3개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최 전 의원이 꼽은 가스공사 핵심과제도 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중장기 경영목표 문건과 비슷했다. 직무수행 계획서에 최 전 의원이 기재한 핵심과제는 ▷안전제일 경영 ▷재무건전성 제고 ▷핵심 역량 강화 ▷노사 상생·협력 조직 문화 구축 ▷지속가능 경영 구현 등 5개였는데 중장기 경영목표 문건의 일부를 순서만 바꿔 나열한 수준이었다.

앞서 최 전 의원이 가스공사 사장으로 내정되자 에너지 관련 경험이나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가스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1차 공모 당시 전문성 결여를 문제 삼아 최 전 의원을 면접에 탈락시켰다. 하지만 산업부의 재공모 요구에 공모절차를 다시 진행, 최 전 의원을 신임 사장으로 최종 낙점했다.

이에 대해 정일영 의원은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 국면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책임 경영과 혁신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인데, 연이은 낙하산 인사 논란에 국민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며 "책무의 중요성을 고려해 충분한 경영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재선임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오는 18일 이사회, 내달 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 전 의원을 사장으로 공식 선임할 계획이다. 가스공사 사장 임기는 3년이며 약 1억5천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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