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서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만들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석열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판캄 비파반 라오스 총리, 아즈하 아지잔 하룬 말레이시아 총리 특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석열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판캄 비파반 라오스 총리, 아즈하 아지잔 하룬 말레이시아 총리 특사. 연합뉴스

11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 차 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은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한·아세안 정상회의, 한·태국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을 차례로 소화했다.

이날 오후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내용을 발표하고 한·아세안 협력의 성과 및 미래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나라가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먼저 "우리는 인도-태평양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인구의 65%,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전 세계 해상 운송의 절반이 이 지역을 지나간다. 이곳의 평화와 안정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직결된다"며 아세안의 지역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먼저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역내 국가들이 서로의 권익을 존중하고, 공동의 이익을 모색해 나가는 조화로운 역내 질서를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돼선 안 된다. 비확산, 대테러, 해양・사이버・보건 안보 분야에서 역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제질서를 통해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여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협력적이고 포용적 경제・기술 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을 달성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 변화, 디지털 격차, 보건과 같은 분야에서 적극적인 기여 외교도 수행할 것"이라며 "자유·평화·번영의 3대 비전을 바탕으로 포용·신뢰·호혜의 3대 협력 원칙 하에 인도-태평양 전략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마치면서 "아세안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 중 하나"라며 "'아세안 중심성'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을 확고하게 지지하면서 아세안과의 협력을 심화·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아세안에 특화된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한·아세안 연대 구상'도 제시했다.

첫 번째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아세안 외교당국 간 전략대화를 활성화하고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를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북한의 핵, 미사일의 고도화 속도 및 규모를 감안할 때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에 대한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대립과 충돌이 아닌 평화와 공존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함께 노력해 주기를 당부하기도 했다.

또 한국과 아세안의 공동 발전과 번영을 위해 한·아세안 FTA에 디지털 통상 협력을 포함시켜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를 위해 아세안 측 수요가 높은 전기차, 배터리 및 디지털 분야에서의 협력을 적극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뿐 아니라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 출범, 한·아세안 탄소중립 및 녹색전환 센터 설립 등 기후변화와 환경 분야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추진해 나갈 재원을 대폭 확충하기 위해 향후 5년에 걸쳐 ▷한·아세안 협력기금 연 3천200만 달러 ▷한·메콩 협력기금 연 1천만 달러 ▷한·해양동남아 협력기금 연 600만 달러로 각각 올해 대비 2배 규모로 증액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24년 대화관계 수립 35주년 계기에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것도 공식 제안했다. 이는 아세안이 대화상대국과 맺는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이다.

대통령실은 "우리나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특화한 지역외교 전략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우리의 대아세안 중시 기조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며 "윤 대통령이 제시한 비전과 원칙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을 성안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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