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인해 인파가 몰린 공간에서 위험관리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대구의 ICT 기업들이 개발한 '군중 관리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참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위험 현장에 기업들의 첨단 기술을 서둘러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대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케이아이오티가 개발한 'AI 군중계수기'는 CCTV 영상을 분석해 일정 구역 내 인원을 세고, 혼잡도 기준에 따른 경보를 시민에게 알려 밀집을 회피하는 스마트시티 솔루션이다.
케이아이오티는 지난 2019년 서울시 교통정보과에 AI 통행량 계수 장치를 납품하며,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광화문 광장 집회 현장의 군중을 정확히 계수할 수 있는 장비 개발을 요청받았다.
기존 CCTV는 대부분 육안 감시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인파 쏠림에 따른 위험은 담당자 개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AI 군중계수기를 이용하면 위험 예측에 따른 선제적인 사고 대응이 가능하다. 좁은 골목에 과도한 인파가 몰리면 입구에 설치된 전광판에 위험이 공지되고, 추가적인 인원 유입을 막아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케이아이오티 AI 군중계수기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혁신성장동력 프로젝트에 참여해 대구 테크노파크와 지하철에서 혼잡도 경보기능 실증을 진행 중이다.
이재준 케이아이오티 대표는 "이태원 참사에 따른 트라우마를 해소하려면 위험 현장에 실시간으로 혼잡도, 밀집도를 공지해 각자가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우수한 시민의식을 고려하면, 군중 밀집 정보를 제때 공지만 한다면 충분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AI 전문기업 우경정보기술이 개발한 '군중 특성 분석 안전사고 예방 솔루션'은 첫 민간 적용을 앞두고 있다.
이 솔루션은 CCTV 영상을 통해 공간 대비 밀집도, 이동성 등을 파악해 위험신호를 알리고, 관련자는 현장 CCTV에 연동된 스피커를 통해 경고음을 울리거나 상황을 공지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예방한다.
최근에는 대구 엑스코와 서울 망원시장, 충남 보령 중앙시장 등에서 군중의 다양성까지 고려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는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군중 밀집으로 인한 위험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사 사고 발생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서둘러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지역 위험 현장에 ICT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 ICT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현황을 수집하고 시범적용이 가능한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 경북도 또한 이르면 내년 일부 시·군에서 군중 관리 기술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김동기 경북도 사회재난과장은 "현재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지역기업들의 군중 관리 기술을 현장에 도입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범 적용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면 전 시·군으로 도입을 확대하는 순서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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