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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성 육아 휴직 2년 만에 68% 급증…일·가정 균형 중요 인식 확산

'가정보다 일 우선' 59.4%→48.5%로 감소
일 가정 균형 지수는 여전히 전국 평균 밑돌아…"제도적 지원 강화돼야"

지난 2020년 11월 마련된
지난 2020년 11월 마련된 '2020 아빠 육아스쿨' 모습. 매일신문 DB.

일·가정 균형과 남성 육아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보다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의 비율이 낮아지고 육아 휴직을 신청하는 남성들은 급증하는 추세다.

다만 대구의 일‧생활 균형 지수는 여전히 전국 평균을 밑돌아 제도적 차원의 적극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여성가족본부가 24일 발표한 '2022 통계로 보는 대구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은 1천45건으로 전년 대비 25% 늘어났다. 2019년 남성 육아 휴직 건수가 622건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68%나 급증했다.

'2022 통계로 보는 대구 여성의 삶' 자료 대구시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남성 육아 휴직이 급증한 데는 일과 가정 균형에 대한 인식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조사 당시 남성 응답자 10명 중 6명(59.4%)이 가정 생활보다 일이 우선이라고 응답했지만 지난해에는 48.5%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육아를 위해 근로 시간을 줄인 남성도 2019년 29명에서 지난해 69명으로 2.4배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근로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가 지정하는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기업은 155곳으로 2년 전보다 45곳 늘었다. 특히 가족친화인증 기업 가운데 61.9%(96곳)가 중소기업이다.

민선 8기 들어 대구시 공무원 가운데 유연근무제를 선택한 직원도 크게 늘었다. 지난 9월 기준 전체 직원 6천343명 가운데 1천300명이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202명과 비교하면 6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일‧생활 균형 지수는 7대 광역시 중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구의 일‧생활 균형 지수는 100점 만점에 51.4 점으로 전국 평균인 53.4점을 밑돌았다.

정영태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여성가족본부 정책개발실장은 "여전히 육아 휴직을 쉽게 쓸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며 "유럽처럼 임금 보전에 대한 인센티브를 충분히 지급해야 하고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본인 경력이 연속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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