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조영남 가수`화가 ‘현대미술은 무엇인가’

현대미술은 작가가 자유롭게 그리는 그림
음악은 규칙 있지만 미술은 규칙 없어
미국 유학시절, 이민자 화투치는 모습에 반해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이 28일 대구 대백프라자 프라임홀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이 28일 대구 대백프라자 프라임홀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사람들이 나보고 어떻게 가수가 미술을 하느냐고 한다. 재능 있는 유전자를 받았을 뿐인데…."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 씨가 28일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프라임홀에서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회원들과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본인의 노래 '제비'로 토크 콘서트 문을 연 조 씨는 게스트로 콘서트장을 함께 찾은 이화숙 명지대 교수, 임영인 소프라노, 임철호 테너를 소개하며 이들의 멋진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현대미술은 무엇인가'라는 내용으로 강의를 시작한 조 씨는 "사진 기술이 나온 후의 미술이 현대미술이다. 사진 기술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것이 중요했지만 사진술이 발달하자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며 "화가가 스스로 생각해서 자유롭게 그리는 것이 바로 현대미술"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규칙과 자유가 음악과 미술을 가르는 큰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음악은 박자 등 어떠한 규칙에 따라 연주하고 작곡해야 한다면, 미술은 규칙 없이 화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예술이라는 것이다. 조 씨는 '자유로움'이 좋아서 미술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토크 콘서트에서 조 씨는 노래 공연과 미술 강연을 섞어 진행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데뷔곡 '딜라일라'를 임철호 테너와 함께 열창하며 큰 박수와 호응을 이끌었고, 서울 중구 무교동 음악클럽 쎄시봉에서의 일화도 함께 전했다.

'왜 화투 그림을 그리게 됐느냐'는 관객의 질문에 그는 미국 유학 시절, 이민자들이 화투를 치는 모습이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조 씨는 "본격적으로 미국에 가서 미술 공부를 했는데 각종 미술관을 가보니 내가 그릴 만한 그림들은 다 그려놓은 것 같았다. 앤디 워홀의 그림을 보고 나도 내 그림의 어떤 특징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집에 돌아오니 이민자들이 화투를 치고 있었다. 화투를 그리면 사람들이 방긋 웃으면서 내 그림을 볼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스스로 깨달은 인생의 진리가 있는데 그것은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것'"이라며 노래 '모란동백'을 열창했다. 조 씨는 추후 본인의 장례식장에서 흘러나올 노래가 '모란동백'이었으면 좋겠다며 재치 있는 농담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세상 진리는 딱 한 가지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가수는 무대에서 죽는 게 꿈이다. 내가 이 자리에서 죽었다 치고 조가(弔歌)를 부르겠다"며 "우리 다 같이 노래하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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