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사람의 꿈은 꿈이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다들 훌훌 털고 다시 도전해봅시다."
화성산업㈜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건설 기업 중 한 곳. 이종원(50) 회장은 화성산업을 이끄는 수장이다. 화성산업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거쳐 화성산업과 화성개발로 갈라졌고 이인중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 회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경영권 분쟁이 종식된 뒤 이 회장은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힘을 쏟아왔다. 건설 경기가 악화,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022년을 힘들게 보낸 이 회장의 소회와 그가 앞으로 그려나갈 꿈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숙부(이홍중 전 회장)와 경영권 분쟁으로 힘든 한 해였을 듯하다. 한 해를 보낸 소회를 들려준다면?
▶간단히 말하긴 어려울 듯하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해였던 것 같다. 살아보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많이 겪었다. 예측 못한 상황이어서 당황하기도 했다. 1~3월 주주총회를 준비하면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저녁, 주말을 가리지 않고 회의를 이어가면서 회사 일에만 모든 신경을 쏟았다. 살아오면서 가장 열심히 일했던 시기였다.
얻은 것도 많다. 인맥이 넓어지는 계기도 됐다. 아버지(이인중 명예회장) 덕분이기도 하지만. 지지해준 지인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나이테가 하나 늘어난 해였다. 더 단단해졌다, 굳은살이 뱄다고 할 수도 있겠다.
분쟁이 마무리됐을 때는 마치 대학입학시험을 치르고 난 느낌이었다. 홀가분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허탈감, 공허함도 느꼈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된다는 부담도 적지 않았다. 워낙 큰 산이신 아버지 성에 차진 않겠지만 열심히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

-화성개발과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해나갈 건가. 또 '화성 파크드림'이라는 브랜드는 계속 공유할 것인지?
▶지난해 조직 구조 개편과 인사 등 사후 수습까지 하다 보니 7월 중순 이후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됐다고 할 수 있겠다. 고물가, 고금리 시점과 맞물려 원가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는 상태에 이런 어려움이 겹쳐 안타깝다. 모두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화성개발과는 서로 존중하면서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화성개발에 화성산업의 지분이 약 18% 있다. 화성개발이 잘 되길 바란다. 이익을 침해하지만 않는다면 함께 미래를 도모할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화성 파크드림'은 지역에서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역외에선 그렇지 않다. 신생 브랜드나 마찬가지다. 역외 공략이 본격화하면 이것 외에 다른 브랜드를 새로 만들 수도 있다. 다만 이 브랜드를 화성개발에 양도하겠다는 건 아니다. 일단 올해 CI(corporate identity·기업 이미지 통합 작업) 교체 등에 대한 용역을 줄까 싶다. 신중히 판단할 문제다.
-건설,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다. 특히 대구는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다. 현재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향후 2~3년 간은 건설업계에 보릿고개가 올 것으로 판단한다. 신규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문제다. 경기가 어려워 대기업인 건설사들이 이탈한 덕분에 지역에서 수주는 쉬워질 수 있으나 이게 분양으로까지 이어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역외, 특히 수도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앞으로 닥칠 입주 물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올 연말이면 당면한 주택 입주 리스크도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미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대형 기업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동대구역과 서대구역 인근의 3천가구에 대한 입주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때 부채비율이 0%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 재무 구조가 건전했다. 이젠 이자가 붙은 채무를 다시 일으킬 예정이다. 자금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해 미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건설 사고 사업장에 대한 대비 차원이다. 경제 상황상 공사가 늦어지거나 분양, 입주가 미뤄지는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대비하는 것이다. 매물로 나온 기업 인수, 사업을 위한 부지 확보 등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비해 미리 실탄을 마련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원래 화성산업은 건설과 유통 등 두 축으로 움직였다가 지금은 건설에만 집중하고 있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돌파구가 있을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거라는 추측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한 생각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 공항 후적지 개발 사업이 활로가 될 거라는 말도 있다. 지역 기업이 역내 공사에 참여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역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가 도와줄 필요도 있다. 우리뿐 아니라 지역 건설 기업들의 역량은 충분하다고 본다.
다만 이 공사가 시작되기만 기다릴 순 없다. 바이오, 제약, 병원, 서비스 로봇 등과 연계한 실버타운을 짓는 것도 고려 중이다. 실버, 시니어 산업 진출을 위해 올해 하반기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다. 불확실성에 대응해 회사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역 건설기업이 해외에 진출한 사례가 드물다. 화성산업의 강점 중 하나는 PC 철구 공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철구 사업부문은 국토해양부의 '건축 및 교량분야'의 '철강재공장인증'을 취득, 보유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 유리한 부분이다.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수도 이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와 자주 만나 교감을 나누며 협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외부에서 모셔 온 최진엽 사장, 임기영 부사장의 해외 사업 경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직원, 주주, 업계,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임직원에겐 '도전'을 강조하고 싶다. 미리 상심하지 말고 도전해보자. 나도 내성적인 사람이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고 열심히 뛰자는 생각을 실천 중이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약속한 자사주 매수, 소각 작업을 이행했지만 주가가 기대만큼 높지 않다. 경기가 좋지 않아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게 주가에 반영된 듯하다. 영업 이익을 많이 내 배당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나는 경험이 부족한 3세 경영인이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일하려고 노력해왔다. 지역 2, 3세 기업인들도 적극적으로 도전하면 좋겠다. 건설업계 맏형답게 열심히 뛰겠다. 시민들도 함께 달리면 희망이 보일 것이다.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고민하겠다.
■PC와 철구 산업=PC(Precast Concrete)는 콘크리트 건축자재를 공장 생산화,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양생시킨 기성 콘크리트 제품을 이르는 말. 사전제작 콘크리트라 하면 이해가 편하다. 철구는 각종 공사와 시설에 필요한 철강구조물을 생산 , 공급하는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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