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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사랑은 연필로 쓴다는 노래는 들어봤는데, 檢 연필로 공소장 썼다 지웠다"

김용, 전영록.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매일신문DB, 연합뉴스
김용, 전영록.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매일신문DB, 연합뉴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페이스북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앞서 대선자금 명목 8억여원 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데 이어, 최근 2억원에 가까운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로 기소된 것에 대해 28일 입장문을 냈다.

현재 김용 전 부원장의 변호인으로 있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변호사)이 이날 오후 3시 45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용 전 부원장의 입장을 전했다.

참고로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상근직과 비상근직 등 여러 명으로, 김용 전 부원장과 현근택 현 부원장은 지난 10월 함께 선임된 바 있다.

▶김용 전 부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예비경선 전후 시기인 지난해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남욱 변호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천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검찰은 전날인 27일 김용 전 부원장에 대해 2013년 2월∼2014년 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성남도개공 설립, 대장동 사업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유동규 전 본부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총 1억9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아울러 검찰은 두 사건 병합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이에 대해 김용 전 부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썼다 지웠다 하는 공소장, 기가 막히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입장문에서는 "사랑은 연필로 쓴다는 노래는 들어봤는데, 검찰은 연필로 공소장을 썼다가 지웠다가 하고 있다"고 가수 전영록이 1983년 발표해 큰 인기를 얻은 노래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의 한 구절로 비유했다.

이 곡 가사 중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를 가리키는 부분이다.

김용 전 부원장은 검찰이 약 40년 지나 다시 부르고 있는 이 노래의 피쳐링(협연자)으로 유동규 전 본부장을 가리켰다.

김용 전 부원장은 "추가 기소한 뇌물죄의 공소사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자신의 죄를 덜기 위한 유동규의 일방적인 허위주장과 입장만을 반영해 추가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동규가 남욱에게 받았다는 뇌물을 김용과 정진상(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지급했다고 하자 받은 금액에서 빼주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뇌물을 준 사람이 되는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는 공소시효를 핑계로 기소도 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12월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12월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 전 부원장은 이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소장을 두고 "2014년 4월경 성남시장 재선을 위한 정치자금이라고 공소장(10면)에 기재했는데, 성격을 바꿔 뇌물로 둔갑시켰다"고 해석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은 공소시효(7년)가 완성되자,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뇌물로 바꿔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검찰의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사실 자체가 허술하고 잘못되었다는 자기 고백이다. 이 같은 '막가파'식 기소가 야당 파괴를 목표로 다음 총선까지 끌고 가려는 의도일 경우,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반드시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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