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3·8 전당대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40세대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한 '미디어 정치'의 하나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선 당의 진로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뒷전이고 단순 인지도 높이기에 집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권주자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달 31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의 '주 기자가 간다'에 출연, 전당대회 출마부터 연찬회 술자리 논란까지 각종 현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권 의원에 앞서 윤상현·김기현 의원이 해당 프로그램에 나왔고,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앞다퉈 예능 프로에 출연하는 배경에는 지난 2021년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된 6·11 전당대회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이 전 대표와 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 전 최고위원 등 '폴리테이너'가 대거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당락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폴리테이너란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 예능 프로에 자주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적극 활용하는 정치인을 뜻한다.
대구경북의 한 의원은 "이준석 지도부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을 제외하면 모두 폴리테이너로 구성됐다. 최고위원 대다수가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번 전당대회 재출마를 검토할 만큼 자신감도 상당하다"며 "이제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얼굴을 널리 알린 사람만이 지도부로 선출되는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당권주자들이 신문, 지상파 방송 등 올드 미디어보다 쿠팡플레이, 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더욱 활용하는 데는 전체 당원의 33%를 차지하는 2040세대 당원을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미디어 정치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정강 정책 등 당의 진로를 진지하게 모색하기보다 인지도 경쟁에 영합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OTT는 중립성, 객관성, 공정성 등이 제대로 담보되지 않은 탓에 정치 양극화와 진영 대립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며 "실제 극우 유튜버가 이번 정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등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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