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양이도 학대한 이기영, 사이코패스는 아니다?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학대한 이기영(31)에 대해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진단 불가라는 결론이 나왔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이기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코패스를 판별하는 여러 항목 중 일부 항목에 대한 평가 자료가 현재로선 부족하다고 최종 판단했다"며 "경찰 수사 단계에서 더 이상 검사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영이 사이코패스라고 하더라도 법적인 처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짧은 기간 동안 2명을 살해하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보낸 점, 또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로 수천만원을 편취해 사용한 점, 고양이를 학대한 이기영의 심리 분석은 어렵게 됐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음주운전으로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합의금을 주겠다며 택시 기사를 집으로 유인해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기영은 또 지난해 8월 동거녀를 살해하고 파주 공릉천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 또한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여성의 시신 수습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그는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고급 술집을 다니거나 현 여자친구에게 고가의 반지를 사주기도 했다. 동거녀의 명의로는 1억원의 대출까지 실행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이기영은 지난해 8월 한 펜션 수영장에서 반려묘를 풀어 수영시키는 일종의 동물 학대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JTBC 사건반장은 이기영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모습이 담긴 제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이기영이 목줄을 한 반려묘를 수영장에 빠뜨렸고, 고양이가 발버둥 치며 수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이기영은 고양이가 물 밖으로 빠져나가려 하자 재차 고양이를 들어올려 수영장 한복판으로 데려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를 본 전문가들은 이기영의 사이코패스 가능성을 크게 점치기도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영상을 보며 놀란 점이 (있는데) 사이코패스 특징 중 하나인 동물 학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고양이를 물에 빠뜨리고) 웃는 얼굴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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