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재명 검찰 출석 통보 두고 설전 '劍 사법살인' vs '野 검찰 압박'

민주당 의원 총회 열고 '검찰 수사 부당성 설명…의원 단결 촉구'
국민의힘 "민주당, 대통령 배우자까지 공격…물타기 공세, 궁색해"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범계 위원장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소환 일정을 통보하자, 여야 간 설전의 강도가 더 강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17일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에게 검찰 수사가 오직 이 대표 만을 향하고 있다며 수사 내용의 부당성을 설명하면서 의원들이 단결해 지지 여론을 모아줄 것을 촉구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이 대표가 수사를 받은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 다시 수사 일정을 통보하고 언론에 이를 흘려 공개적으로 망신주기를 하고 있다"며 이를 '사법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개된 대장동 의혹 주요 인물인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등장하는 50억 클럽과 고위직 검찰, 법원 인사들, 언론인들,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대장동 대출금 사안 제외, 김만배 씨 누나가 윤석열 대통령 아버지 집 매입 등 수사는 조금도 안 이뤄지고 오직 이 대표만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권력 기관이 총체적으로 전임 정부와 이재명 대표를 죽이려 한다"며 "이런 총체적 권한 남용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이 이런 시대에 살게 해서는 안 된다"며 "조금씩 시간을 할애해 이 대표를 중심으로 정치 검찰과 맞서 싸워나가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새로운 증거들이 쏟아져도 단 한 차례 소환도 없이 오직 '야당 대표 죽이기'에만 정신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전체가 나선 방탄국회로도 모자라 대통령 배우자까지 공격하는 '정치 공세 카드'로 꺼내 들었다고 반격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대검찰청으로 가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 것은 '물타기 공세'에 나선 것이라며 "궁색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이 의원총회 발언을 통해 "최소한 여야 형식적 균형이라도 맞춰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이 대표에 대한 수사에 기계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무죄 관계없이 대통령 배우자를 물고 늘어지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대표 소환 방식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개인의 범죄행위에 대해 수사 기관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혐의자를 조사한다는 데 왜 예의와 절차가 필요한가"라며 "형사소송법을 봐도 제1야당의 대표에겐 예의를 갖춰 소환을 요청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검찰 방문과 의원 총회 언급 등을 통해 "검찰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논평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