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企 고금리 고통, 금융권도 분담을"…중소기업단체협 성명

5% 이상 고금리 대출 29%…1년새 9.6배 비중 급증
업체 90% "대응 방안 전무"…상생금융지수 신설 등 요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중소기업단체 대표들이 금융권의 대출금리 인하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계가 20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계가 20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고금리 고통분담을 위한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손무호 한국외식업중앙회 상생협력단장, 강석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박인복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부회장.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제공.

중소기업계가 금융권의 대출 금리 인하 등 상생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고(高)금리 대출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이 폭증했고, 고물가·고환율까지 겹치는 소위 '3고' 현상이 지속하면서 폐업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중기 고금리 대출 비중 83.8% 기록…전년보다 9.6배 폭등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금리 5% 이상의 고금리를 사용한 중소기업은 28.8%에 달했다. 지난 2013년 38.0%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로, 2021년(3.0%)보다는 9.6배 폭등했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5.4%에 불과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11월엔 83.8%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증가폭은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12월(92.3%)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이에 반해 3% 미만의 저금리 대출 비중은 2021년 60.9%에서 지난해 11.9%로 뚝 떨어졌다.

같은 경제 환경에서 사업을 하지만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은 대기업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금리를 사용하는 대기업 비중은 18.9%로 전년(3.0%)보다 6.3배 늘어나는게 그쳤으나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고금리 대출 비중은 9.6배로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자금 확보가 더 어려운 상황임에도 이자비용 부담은 더 확대되는 등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고금리에 허덕이는 중소기업계 "같이 살자" 한 목소리

20일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고금리 고통 분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 중소기업단체 대표 9명이 참석했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고금리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권이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달라"며 "금융권은 IMF 외환위기 때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도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지금이야말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금융권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금리 즉시 인하 ▷금리부담 완화 제도의 실효성 제고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금융문화 조성위한 상생금융지수 신설 등을 요구했다.

◆10명 중 9명은 '고금리'가 최대적(敵)

이날 기자회견에선 중기중앙회가 지난 15일~17일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금리 관련 중소기업 금융애로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85.7%를 차지한 '높은 대출금리'가 금융기관 대출 시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집계돼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높은 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 인상분은 지난해 1월(2.9%)과 비교해 이달 5.6%로 2.7%포인트(p) 상승했다고 답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폭 2.25%p(1.25%→3.5%)보다 높았다.

조사 대상기업 90.3%은 '대출금리 상승에 대응 방안이 없거나 불충분하다'며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은행이 이자수익을 통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성과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79.3%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과도한 예대마진 수익(62.2%)'과 '과도한 퇴직금 및 성과금 지급(22.7%)'을 꼽았다.

고금리 부담 완화 및 금융권 상생 금융 문화 정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는 ▷은행의 기준금리 이상 대출금리 인상 자제(73.7%) ▷이차보전 지원사업 등 금리 부담 완화 정책 확대(45.7%) ▷저금리 대환대출·금리인하 요구권 등 실효성 제고(35.7%) ▷상생금융평가지수·기금조성 등 상생 정책 활성화(20.7%) 순으로 나타났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우리나라 은행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처럼 기업 직접 투자를 허용해 은행도 살고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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