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김성주 할머니가 현 정부의 제3자 대위변제 방식의 강제징용 피해 손해배상을 거부한다는 뜻을 7일 재차 밝혔다.
정의기억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총 등 611개 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하 평화행동)은 이날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낸 긴급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평화행동에 따르면 1천464개 단체를 비롯해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신경림 작가 등 9천20명이 시국선언에 연명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2023년 3월6일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악의 날,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할머니는 "일제가 강제 노동으로 얼마나 일을 시켰으면 손가락이 잘리고 넘어져 다리가 병신이 됐다. 병원에 가보니 뼈가 삭아 수술도 못한다고 해 고통을 당했다"며 "하지만 지금도 일본은 잘못했다 말도 없이 끝내겠다고 한다. 오히려 한국에게 책임을 넘기려한다"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다.
이어 "우리 정신대 끌려갈 때 '중학교, 고등학교 다 보내주고 일을 하면 월급도 준다' 그러면서 일본으로 끌고 갔다"며 "하지만 그것은 말짱 거짓말이고 지진이 일어나 통째로 공장이 무너지는 바람에 친구들 몇 명이 그 자리에서 죽고, 나도 골병이 들어 이렇게 병신이 됐다. 일본은 양심이 있으면 말을 해봐라"고 비판했다.
양 할머니는 "아흔다섯이나 먹어가지고 지금처럼 억울할 때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사람인가, 어느 나라 사람인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마음씨를 가지고 무슨 놈의 나라를 이끌고 대통령을 한다고 하느냐. 하루 속히 물러가라고 외치자"며 "일본 대신 한국 기업이 주는 그런 돈은 굶어 죽어도 안 받는다. 내가 왜 그런 돈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부가 '식민지배는 불법'이라는 우리 헌법의 근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했다"며 "일본이 진정으로 통절하게 반성한다면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따르면 될 일"이라고 촉구했다.
같은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강제 징용 피해자 할머니들은 어렵사리 과거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꺼내놓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강제 노역하다 왼손 검지가 잘렸는데 일본인 감독관이 '웃기다'며 손가락을 공중으로 연신 던졌습니다. 그것에 대한 울분이 남아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사죄를 받으려 하는데 (지금은) 애먼 소리만 나오고 있다. 지금도 일본은 잘못했다고 말 안 하는 심보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양 할머니는 "(소학교) 교장선생이 일본에 가면 공부를 시켜준다고 했지만 미쓰비시에 가서 고생만 했다"며 "배가 고픈 게 힘들었다. 일본 여성들이 먹다 남긴 밥이라도 먹고 싶은데 굳이 그것을 짓이겨 밟고 갈 때가 제일 서러웠다"고 토로했다.
평화행동은 '강제동원 해법 무효 범국민 서명'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11일 서울광장에서 강제징용 해법의 무효를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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