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슬픔을 지나 기쁨은 온다, 오늘을 살아낸다면…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된 청년이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
교통사고로 전신 55% 화상 입은 여성이 사고와 헤어지기까지… '꽤 괜찮은 해피엔딩'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로 보이지만 진심이 담긴 이야기는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습니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는 말처럼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아픔과 고통을 풀어낸 이야기라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합니다. 나아가 화자가 담담하게 내보이는 약함 속에서 빛나는 용기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인생의 여정 가운데 예측 못한 어려움을 만났지만 슬퍼하기를 멈추고 주어진 오늘을 살아간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의 표지.

◆ 더는 갖지 못한 것에 집중하지 않기로 했다

'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김한솔 지음)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시각장애라는 큰 난관 앞에서 저자는 한동안 슬픔 속에 빠져 지냅니다. 누군들 이런 상황에서 절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는 어둠 속에서도 행복을 꿈꾸고 한 줄기 빛을 찾아냅니다.

어린 시절 그에게는 세 명의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차별과 눈치 속에서 살던 그는 불안한 마음 한구석에서도 행복을 갈망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마저 열세 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면서 그는 큰아버지집에 맡겨집니다. 다행히 큰엄마, 큰아빠의 따뜻한 사랑으로 그는 다시 새로운 인생을 꿈꿉니다. 그러다 열여덟 살에 실명이라는 또다른 위기에 봉착합니다.

하지만 그는 "더는 갖지 않은 것에 집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하며 어둠 속에서 다시 일어섭니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자신은 가진 것이 많다고 말하면서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갖지 않은 몇 가지에 집중하느라 내게 주어진 많은 것들을 당연히 여기고 있지는 않았을까요?

저자는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힘든 순간보다 즐겁고 재미있는 순간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한 명의 장애인으로 주목받기보다 존재 그 자체로 관심 받길 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저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 영상 몇 개만 시청하더라도 그의 밝은 에너지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꽤 괜찮은 해피엔딩'의 표지.

◆사고를 만났지만 잘 헤어진 사람이다

'지선아 사랑해'를 통해 큰 주목을 받았던 화상생존자 이지선 씨가 20년 만에 새로운 책을 출간했습니다. '꽤 괜찮은 해피엔딩'(이지선 지음)이라는 제목의 책은 생존자를 넘어 생활인으로서 슬픔의 긴 터널을 통과한 자만이 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저자는 음주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해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로 전신 55%에 3도 화상을 입습니다. 죽음의 문턱을 오가며 무서운 고통을 견뎌내고 살아남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안고 살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사고를 '당했다'고 말할 때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의 '피해자'라고 말하는 것 같아 싫었다고 합니다. 분명히 예고치 않은 사고가 일어났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었지만 피해자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매일의 오늘을 살아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사고를 만났지만 헤어진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어제를 돌아보며 슬퍼하기를 멈추고 내게 주어진 오늘을 살았다고 말하는 그녀. 억울함과 자기 연민에 갇히지 않고 한계를 통과하였기에 삶의 기쁨을 더 깊이 맛보는 것일까요?

저자는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이라는 개념으로 이를 설명합니다. 트라우마적 상황을 겪은 후 변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상처 입은 마음을 회복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됩니다. 이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 타인을 대하는 방식, 삶의 우선순위와 인생관 등이 변화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김한솔, 이지선 씨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장애가 아닌 사람 그 자체, 장애인이라는 라벨을 붙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 바라봐주길 바랍니다. 장애 말고도 이러저러한 다양한 특성을 가진 개인이라는 것이지요.

우리는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대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내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함몰되거나 자기 연민에 갇히지 않고 오늘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그 여정 속에서 날마다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요?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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