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석열 '69시간' VS 이재명 '4.5일제'

尹 대통령 "최대 69시간 근로유연화 보완 지시"…李 대표 "대선 공약 주 4.5일제 도입 추진 계획 수립할 것"

이재명, 윤석열. 연합뉴스
이재명, 윤석열.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기존 '주 52시간제'를 대대적으로 개편, 주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연장근로를 저축해 장기휴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시간 유연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선 때 공약으로 내놨던 '주 4.5일제'를 소환해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14일 오전 자신이 시장 및 도지사를 역임한 지역이기도 한 경기 성남 판교에서 가진 IT 종사자들과의 '주 69시간 장시간 노동, 크런치모드 방지' 주제의 간담회에서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법 개정이 필요한 영역에 관한 한은 노동시간 연장, 주 69시간 도입이나 이런 것들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대선에서 말씀드렸던 주 4.5일제 도입 같은 경우도 추진해나가는 계획들을 수립하겠다. 노동자들과 함께 행복한 삶, 워라밸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주 52시간은 정말 어렵게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를 다시 주 69시간으로 늘리겠다는 정부의 퇴행적인, 반역사적인 방침들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무슨 '판교 오징어잡이 배', 이런 소리가 나올 정도로, '크런치모드'라는 이야기가 회자될 정도로, 안 그래도 상황이 나쁜데 이것을 개선하지는 못할망정 전국을, 전 부문을 이렇게 장시간 노동의 현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런 퇴행적인 조치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참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크런치모드(Crunch Mode)는 주로 IT 업계에서 마감, 납품 등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판교 오징어잡이 배'도 IT 업계가 밀집해 있는 판교테크노밸리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크런치모드를 가리킨 표현이다.

▶그런데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 유연화와 관련, 보완을 지시해 시선이 향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의 간담회 참여 시점즈음에 나온 소식이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고용노동부가 지난 6일 입법예고한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및 유연화 법안의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언론에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에서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및 유연화 법안 관련 근로자의 권익 강화라는 정책 취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MZ세대 등 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 법안 내용 중 보완할 것은 보완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 공지가 전해진즈음 이재명 대표는 실제로 판교에서 근로자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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