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논의

일본 방문 이틀째인 17일, 일본 정계 지도자 접견·게이오대 강연 등 일정 소화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신산업 분야 협력 논의
日 연립야당 지도자 접견 끝으로 1박2일 방일 일정 마치고 귀국길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윤 대통령,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이틀째인 17일 양국 재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 양국의 미래 첨단‧신산업 분야 협력 등 한일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일본 동경 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는 그간 경색됐던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전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늘날 전 세계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유,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합의한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비전을 구체화하고, 양국 경제인 간 교류 및 협력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한일 양국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양국이 서로 협력해 더 큰 성과를 함께 만들어 내자는데 뜻을 모았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공급망 안정과 첨단‧과학기술 협력, 디지털 전환 등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전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의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이 마음 놓고 교류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역했다.

이날 행사엔 한국 측에서는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김윤 한일 경제협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 전경련 회장단 등 12명의 경제인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스미토모화학의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을 비롯한 히타치제작, 노무라홀딩스, 미쓰비시상사, 도레이 관계자 등 경제인 11명이 함께 했다.

한국 대통령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 방일 기간에 개최된 '한일 경제인 간담회' 이후 14년 만이다.

전경련 등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모두 함께 참석한 것도 약 20여 년만에 처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반도체 보조금 대비책과 관련, '한일이 함께 협력해 대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살아보니깐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답했다.

전날 전경련과 경단련이 함께 발표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미래 세대의 교류가 늘어나고 상호 이해와 협력이 확대된다면 양국 관계가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경련과 경단련이 한일 양국의 현안을 함께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조성하기로 뜻을 모아주셔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경제계 차원에서도 각별한 도움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을 계기로 새 장을 열어갈 양국 경제계의 교류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그간 중단된 재무·산업통상자원·과학기술 등 경제 분야 장관급 협력 채널을 조속히 복원하고, 주요 협력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강제징용 배상 관련 일본 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 계열사 관계자가 참석하는 것과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직접 관련성은 없다. 일본 계열사는 한국 계열사보다 관계가 느슨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일본 자민당 부총재인 아소 다로 전 총리, 일한의원연맹 회장 내정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등 일한의원연맹과 일한협력위원회 등 양국 교류를 지원하는 단체 소속 정관계 인사들을 접견,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이 정상회담을 갖게 된 것 자체가 양국 관계 정상화와 발전에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게이오대에서 일본 학생들과 한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강연을 통해 미래 한일 관계의 주역인 청년들을 격려하고 양국 교류 확대를 위한 공감대를 넓혔다.

이후 예정에 없던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 대표와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등 정계인사 접견을 끝으로 1박 2일 간의 일본 방문 일정 끝내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이날 접견에서 야마구치 대표는 대통령실에서 제작한 '윤석열 시계'를 착용하고 와 눈길을 끌었다. 이 시계는 앞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미래 협력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접견을 요청, 대통령이 응해주셨다"며 "일본 야당이 접견을 요청한 건 일본 정계에서 여야 없이 윤 대통령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는 데 대해 일본은 여야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어제 정상회담 통해 한일 양국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협력할 건지 등 관계 개선을 위해 출발했다면, 오늘은 정치권, 경제 기업 차원, 미래 세대 차원에서 협력 관계를 위한 행사 중심"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