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관련 발언' 김재원 두고 국민의힘 '시끌'

김기현 "우리 당 새 출발하는 단계…매사에 자중해야"
홍준표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 제명해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발언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두고 28일 당내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우리 당은 이제 겨우 체제를 정상 상태로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하는 단계"라면서 "여당이지만 소수당인 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매사에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 신중해야 마땅하다"고 썼다.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김 최고위원을 향한 경고로 읽힌다.

유상범 수석 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친구로서 또 정치 선배로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워딩은 잘 (관리) 해왔던 사람인데 (논란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제가 표시한다"며 "정책 전략, 정황 분석은 탁월한데 언어의 전략적 구사가 최근 감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당내 비주류는 강한 어조로 김 최고위원 발언을 비판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YTN 라디오에 나와 "본인 정치를 하기 위해 보수 정당 자체를 싸구려로 만들고 있다"며 "굉장히 철 지난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심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해야 한다"며 "국민께서 어떻게 보실까 정말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겸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비판 대열에 섰다. 홍 시장은 이날 본인 SNS를 통해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한두 번하는 실언도 아니고,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소위 TPO(시간·장소·상황),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잘 몰라서 평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자유수호연합' 초청 강연회에서 "우파 진영에는 행동하면서 활동하는 분들이 잘 없었는데,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을 해서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도 민주노총에도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며 "우리 쪽도 사람은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3·8 전당대회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2일에도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자 공개 사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