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계열을 필두로 이공계 '붐'이 일어나는 데 대한 반대급부로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 또한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영재'라는 단어는 과학영재, 수학영재 등 이공계 학문 뒤에 붙어 주로 사용되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대구에 '글쓰기'영재를 양성하는 영재교육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대부분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대구시교육청 산하 대구창의융합교육원이 운영하고 있는 대구문예창작영재교육원을 소개한다.
창의융합교육원(대구 수성구 황금동) 안에 있는 대구문예창작영재교육원(이하 문예창작영재교육원)은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대구 내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중 문예창작에 영재성을 지닌 학생을 발굴해 고급인적자원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탄생했다.
2008년 전국 최초로 '교육지원청 문예창작 영재학급'으로 시작된 만큼 역사도 깊다. 2012년 10월 '대구문예창작영재교육원'으로 설립 인가를 받았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시교육청 교육과정과에서 운영하다가, 2017년에 대구창의융합교육원(당시 대구과학교육원)으로 운영이 이관돼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77명의 문예창작영재가 작가 꿈꾸며 정진 중
올해는 중학교 문예창작과정 4학급, 고등학교 문예창작 2학급이 개설됐다. 글 읽기와 쓰기를 좋아하는 학생, 작가가 되고 싶은 학생, 향후 문예창작과에 진학하고 싶은 77명의 학생들이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창작 전공 및 프로젝트 수업을 중심으로 인문영재캠프, 인성 및 리더십 교육, 창작나눔한마당을 편성해 중학교과정은 100시간, 고등학교 과정은 80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3월에서 11월까지 정규 학교 수업이 끝난 뒤 수업별로 정해진 특정 요일에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 와서 교육을 받는다.
시, 소설, 동화, 시나리오 등 다양한 글쓰기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10명과 중학교 국어교사 2명이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선 창작활동을 중심으로 영재로서 인성과 역량을 갖추고, 학생 개인의 적성에 따라 진로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문예창작영재로 선발되려면 어떤 과정 거치나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서 공부할 학생은 지원서 제출 뒤 여러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중학교 문예창작과정의 지원대상은 초6부터 중2까지, 고교 과정의 경우 중3부터 고2까지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매년 10월경 전형 일정이 공고되면 학생과 학부모는 모집과정과 영역을 확인해 지원서를 작성하고 소속학교의 추천교사(담임선생님)에게 제출한다.
추천교사가 영재성을 띠고 있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한 뒤 각 학교 추천위원회에 학생을 추천하면, 학교추천위원회는 최종 추천자 명단을 문예창작영재교육원으로 제출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서 자기보고서 평가를 통해 모집 정원의 1.5배수로 1차 합격자를 정하고, 창의인성평가 및 창작평가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정해 발표하게 된다.
평소 글을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 도전하여 꿈을 키우고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이 쓴 책 '2023 대구 올해의 책' 선정되기도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서 진행한 창작 프로젝트 학습결과물로 매년 6~7권의 작품집이 탄생하고 있다. 작품집에는 학생들의 손 끝에서 탄생한 수필, 소설, 동화, 시, 비평, 시나리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이 수록된다. 완성도 높은 작품뿐 아니라, 만화나 그림, 모사작품 등 수업 과정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시교육청 학생저자출판지원사업에 참여해 작품집 중 완성도 높은 일부 글을 모아 2022학년도부터 처음으로 책을 출판하기 시작했다. 문예창작영재교육원 소속 학생 35명이 공동저자로 참여해 지난 1월 출판된 '모르는 척 하지마 네 얘기야'는 2023 대구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년 교육활동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는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늘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서 한편의 글을 집중하여 끝까지 쓸 수 있다는 점, 비슷한 관심사의 또래가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 수업을 통해 진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올해 고등학교 문예창작과정 중 소설과 비평에 대한 수업을 듣고 있는 한 학생은 "학교에서 방과후활동이나 동아리활동 시간에 글쓰기와 독서와 관련된 것을 골라서 참여했었지만 전문적인 글쓰기를 배울 수 없어서 아쉬웠다"며 "그런데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서는 오랫동안 작가로 활동해온 전문가 선생님으로부터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굉장히 좋다. 또한, 소설을 쓰고 서로 비평하는 과정에서 내가 쓴 글에 대한 또래 친구들의 관점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신선했다"고 말했다.
유호선 대구창의융합교육원 원장은 "문예창작영재교육원은 우리 지역 작가들이 강사로 참여하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평소 글을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 도전해 재능을 발견하고 작가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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