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들 딸이라면" 한문철 변호사도 울컥…대전 음주운전 가해자는 전직 공무원

"널리 퍼트려서 처벌 강화해달라…" 호소
한문철 "음주운전 형량 4년 근처…" 처벌 강화 촉구

대전 만취운전 스쿨존 사고 현장. 연합뉴스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9살 초등생 배승아 양이 숨진 가운데,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법원에서 판사님들이 '내 딸이 이렇게 억울하게 떠나갔다면' 그렇게 한 번만 생각해주시면 안되겠느냐"며 음주운전 형량 강화를 촉구했다.

한 변호사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는 지난 10일 오후 '대전 스쿨존 만취운전 사고로 숨진 초등학생 유족이 가해자를 강하게 처벌해달라는 의견을 지인을 통해 보내주셨다'며 당시 음주운전 사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음주운전 가해자 차량이 빠른 속도를 좌회전을 하면서 중앙선을 넘어 초등학생 4명이 있는 인도로 돌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4명 초등학생 가운데 배승아 양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9~12세 다른 학생 3명들도 다쳤는데 이 가운데 또 다른 피해자 한 명도 현재 뇌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이제 9살인 초등학생"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배 양의 유족을 대신한 지인이 보낸 글을 읽었다.

이 지인은 "아이는 한 생활용품점에 들렀다가 늘 걷던 거리를 친구들과 함께 가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벽에 머리를 박고 어깨에 타박상을 입은 채 피를 흘린 상태로 심정지가 와서 병원에 이송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와서 아이는 뇌사 판정을 받고 심장이 스스로 뛰는 것도 안 돼서 성인의 2배가량 주사를 넣어가며 심장을 뛰게 했다"며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가 힘들어하니까 그만 놓아주는 것이 어떻겠느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지만 (배 양) 어머니껜 따로 말씀을 못드렸다. 희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안 좋아지자 상황을 말씀드렸고 1% 희망으로 버텼다"며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마지막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셨을 때 그렇게 슬픈 울음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아이는 사고 후 고통의 7시간을 버티다가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 지인은 "널리 퍼트려서 처벌을 강화해달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더 이상 음주운전에 치여 사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배 양의 유족 지인의 말을 대신 전한 한 변호사는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 처벌이 강화되고 법도 바뀌었지만, 최근 음주운전 형량이 평균 4년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용서와 형사 합의가 안 됐는데 징역이 4년 근처"라며 "음주운전 사망 사고가 없어지려면 국민 청원으로 될 게 아니다"며 "법원에서 판사님들이 '내 딸이라면, 내 딸이 이렇게 억울하게 떠났다면'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안 되겠느냐"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음주운전 사고를 낸 가해자는 전직 공무원 A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구속 우려와 함께 구속된 그는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전 대전 둔산경찰서 앞에서 "유가족에게 거듭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108%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낮 12시 30분쯤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갖고 소주 반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사람들이 음주운전 여부를 알았는지 추가 조사해 방조 혐의가 드러날 경우 입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