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성전자 1공장 부지, 논란 속 비수도권 최대 지식산업센터 유치

대구시, 지산 유치 공식화…내년 착공해 2028년 준공
대기업 유치 포기 수순…시민단체-시의회서 반발 목소리

대구 성서산단 희성전자 제1공장 부지에 들어설 지식산업센터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 성서산단 희성전자 제1공장 부지에 들어설 지식산업센터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 도심산단 핵심부지에 지식산업센터(이하 지산·매일신문 24일 자 1면)가 들어서게 됐다. 대구시가 '비수도권 최대 지식산업센터 유치'를 공식화하자, 대기업 유치를 포기하고 부동산 분양사업을 승인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달서구 호산동 성서3차산단 내 희성전자 제1공장 부지에 대규모 민간 지산을 유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투자 기업 ㈜신아INC는 사업비 약 9천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8만㎡, 지하 2층~지상 27층 건물 4개 동을 건립할 예정이다.

해당 지산은 제조업 등 업무시설에 문화·편의·오피스텔 등 다양한 지원시설을 결합할 예정이다. 이후 700여 개 업체를 입주시켜 5천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올해 건축설계와 인허가를 시작해 내년 말 착공, 2028년 준공 예정이다.

대구시는 투자계획이 조기에 실현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간 투자의 성공모델이 되도록 관리해 노후 산단 이미지를 개선하고, 청년 친화형 산업단지로 변모시켜 지역경제를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시의 발표를 두고 지역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당초 희성전자 제1공장 부지는 시가 대기업을 유치를 목표로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간 시는 여러 부지매입 제안에도 '쪼개기 분양'은 안 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번 지산 건립이 필지분할은 아니지만, 지산은 그 자체로 분양사업인 만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구경실련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명목으로 매각을 못하게 했는데 부동산 개발사업과 다를 바 없는 지산을 승인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전국적으로 지산의 거품이 빠진 상태인데 분양이 저조하면 책임은 지역사회가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달서구 월암동 한 지산은 준공 6년차지만 아직 미분양이 남아 있고, 두류동 지산 또한 준공 1년 째에도 빈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대구시는 기존 지역의 지산이 전문성과 수요자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공급량 대비 수요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윤권근 의원(달서구5)은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대구에 대한 기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기업 유치를 더 시도하지 않고 핵심부지에 지산 유치를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며 "기존 성서산단 지산에도 미분양이 많다. 이번 발표에 대해 곧 담당자를 만나 설명을 들을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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