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에서 55년 동안 예식장을 운영하면서 1만4000쌍의 부부에게 무료로 결혼식을 올려 준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가 28일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백 대표의 아들 남운 씨는 이날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현재 장례식장으로 모셔 빈소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옥상에 심은 채소를 보러 갔다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의식은 회복했지만 뇌출혈로 신체 활동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몸의 일부가 마비돼 그동안 요양병원에서 지내왔다.
교육자의 꿈을 안고 중앙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했던 고인은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졸업 1년을 앞두고 학업을 포기했다.
이후 길거리 사진사 일을 시작했고, 어느 정도 자리 잡게 된 후 자신처럼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부부들을 위해 예식장을 만들었다.
고인은 사진사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1967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3층짜리 건물을 구매해 신신예식장을 열었다.
그는 예비부부들이 최소 비용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왔다. 공간 사용료와 신부 드레스, 액세서리, 신랑 예복, 메이크업 등은 모두 무료였고 기념사진 인화비만 내면 백 대표가 직접 예식 사진을 찍고 부부에게 선물했다.
예식장은 백 대표의 아내 최필순 씨와 아들 백 씨가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백 씨는 아버지의 예식장 일을 돕기 위해 대학 시절 사진학을 전공했다. 최근에는 손님들이 더 멋진 결혼식을 올렸으면 하는 마음에 옥상, 바닥 등을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는 "아버지가 쓰러지신 후 어머니와 둘이 예식장을 운영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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