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면적과 비슷할 정도로 작은 레바논에 축구장 21개를 합친 것보다 큰 미국 대사관 단지가 들어서자 현지인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에서 약 13㎞ 떨어진 지역에 지어질 새 미국대사관 단지 규모가 마치 도시를 연상케 할 정도로 크다고 전했다.
현지인들은 유리창으로 꾸며진 복층 건물들과 레크리에이션 구역, 수영장 등 단지가 지나치게 호화롭다는 점도 꼬집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2020년 베이루트항 폭발 참사, 정치혼란 등 여러 악재로 장기간 생활고를 겪어온 현지 주민 입장에선 이처럼 크고 화려한 대사관이 들어서는 것이 곱게 보일 수 없는 실정이다.
CNN에 따르면 레바논 국민이 여전히 음식, 의약품 등 기본적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인구의 거의 80%가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한다.
실제, 많은 레바논인은 자국 수도에 미국이 거대한 대사관을 짓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레바논계 미국인 거주자 인구가 많긴 하지만 미 국무부의 여행 경보등급 3단계(여행 재고) 지정 때문에 미국인 여행객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큰 대사관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레바논 소셜미디어 활동가인 샌디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레바논으로 옮겨왔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번 미 대사관 단지 건설 계획은 2015년 발표됐고 공사비는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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